요즈음 부모 노릇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세상이 변하고 있어 전에는 나이를 먹은 것 만으로도 권위가 있었지만 이젠 실제적인 파워를 갖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춘기 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더욱 그러하다.자녀와의 갈등이 너무 심하다는 것은 우리 나라만의 이야기 일까?
만약 부모가 자녀에게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을 딱 하나 꼽아야 한다면 “네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느냐?”라는 질문이 아닐런지? 우리가 인생에서 무엇을 위해서 살아야 하는가를 목적이 있어야 우리는 결승점에 다다를 수 있고 행복하고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려가고 싶은 목적지가 없는 아이에게 아무리 좋은 것을 가져다 줘도 듣지 않는다.
한국 시각 장애인 최초로 백악관 국가 장애위원회 정책 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목표가 없으면 하버드 대학에 가도 성공할 수 없다.” 그가 가진 자료에 의하면 1990년대 중반 하버드 입학생 중 한국학생 비율은 6%였으며 그들의 SAT성적도 매우 우수했다. 그러나 같은 해 낙제생 중 한국 학생의 비율은 10명중 9명 정도로 가장 높았다."고 하니 얼마나 충격적인 이야기인가? 우리나라에서는 하버드대학에 들어갔다고 야단법석이었다. 그러나 하버드대학을 가는 이유가 분명하게 없으니 낙제를 할 수 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이들은 아마 누군가의 힘, 동력에 의존하여 대학에 진학은 하였으나 스스로 노력한 경험이 부족하기에 견디어 내기 어려웠으리라 추측하여 본다. 강영우 박사는 그 이유에 대해 한국 학생에게는 장기적 목표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목표는 결코 남이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생각과 경험을 통하여 체화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
얼마 전 서울의 유명대학 경영학과를 중퇴한 김예슬양이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 둔다 아니 거부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열심히 달려 대학을 갔지만 그곳에서 내가 누구인지 왜 사는지 무엇이 진리인지 물을 수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아이들은 살아가는 삶의 동력이 항상 뒤따르면서 도움을 주어야 살아가는 아이들이 아니라 세상의 어려운 일을 감당하면서 인내를 배우는 교과목을 경험하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조금만 걸어도 피곤하고, 조금만 더워도 짜증나 못참겠다하고 불평하는 아이들이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제 우리 부모들이 자녀에게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인생의 목적과 방향을 제대로 세우면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의 목표가 없다면 그 자리에 멈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