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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자원봉사의 보람과 즐거움

어느 날 신문을 보다가 자원봉사 모집 공고를 보았습니다. 자원봉사라고 하여 쉽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인 줄 알았는데 서류심사와 까다로운 인터뷰를 하여 무려 3: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합격을 하였습니다.

제가 맡은 자원봉사는 김포공항 국제선 제2청사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내, 외국인들을 상대로 공항내의 시설 이용에 대한 안내를 하는 일이었습니다. 외국여행이 일반화 된 지금도 처음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Ticketing을 하고 여권심사와 입국절차를 하는 일이 서툴고 두려움까지 느끼는데 10년 전에는 그런 절차를 잘 모르거나 서툰 분들이 많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비행기 출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헐레벌떡 뛰어와서 “루프탄자 항공을 이용하려고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나요?”라고 물어서 당황한 적도 있었고 외국인들은 공항내의 화장실이나 편의시설 이용과 리무진 버스를 타는 방법 등에 대해 문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유창하지는 않지만 서투른 외국어 솜씨로 손짓 발짓을 하면서 자세히 알려주면 “Thank You”하면서 나를 향해 활짝 웃어주는 모습을 볼 때 자원봉사의 보람을 느꼈습니다. 

봉사를 하는 기간 동안  ‘저 분들이 나로 인해 대한민국에 대한 첫인상이 좋고 우리나라에 있는 동안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하고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정성과 사랑을 다해 친절하게 미소를 지으며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도 88 서울 올림픽을 치렀고 더구나 2002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루었으니 이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대한민국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것입니다. 일본 여행을 해 본 분이라면 일본의 화장실이 어떠한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깨끗한 화장실과 공항의 편의 시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청결하고 완벽하지 않습니까? 

공항은 그 나라에 대한 첫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곳인 만큼 특히 화장실의 청결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틈틈이 화장실에 갈 때마다 혹시 휴지나  담배꽁초는 떨어져있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10년 전, 당시 김포공항의 화장실도 어느 하나 나무랄 곳 없이 깨끗하고 향기가 나서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공항의 화장실 하나만 봐도 이제는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와서 봐도 분명 선진국임을 쉽게 알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Information이란 안내 데스크에서 유니폼을 입고 어깨띠를 두르면 제법 그럴싸한 가이드 같아 보였습니다. 주로 안내 데스크에는 정식 직원 분들이 앉아서 일을 하고 저는 여기 저기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자원봉사를 했는데 서 있는 일이라 피곤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의 보람과 즐거움도 많이 있었습니다.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마음이 따뜻하고 상대방에게 무엇 하나라고 줄려고 하는 인정 많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서로 커피 한 잔을 나누며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일이 끝난 후에는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자원봉사의 경험담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비록 자원봉사자라고 하지만 대학생에서부터 쉰이 넘은 아저씨, 아주머니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열심히 안내를 하여 우리나라의 첫인상을 아름답게 하는 김포국제공항의 큰 일꾼들이었습니다. 

봉사는 정말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서는 살 수 없습니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사람들에게 ‘봉사’라는 용어가 조금 어색하고 멀게만 느껴질지 모르지만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남을 위해 내가 죽기 전에 좋은 일 하나 할 수 없을까?’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원봉사 활동만큼 의미 있는 일도 드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봉사를 한 두 번 쯤 해보신 분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오히려 자신이 보람을 느끼고 건강과 웃음을 되찾고 위로를 받는다고 합니다. 독거노인이나 고아원 방문봉사를 통해 감사의 생활을 되찾게 됩니다.

저는 지금도 아파트 동대표로서 지역 주민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름대로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답니다. 아이들이 놀고 간 아파트 놀이터는 늘 지저분해서 틈만 나면 운동을 한다는 생각으로 놀이터 주변의 휴지를 줍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한 두 번 하고 보니 이제는 자연스러운 하루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라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 저 개인 뿐 아니라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이미지 메이킹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되고 있습니다.

몇 해 전, 박원순 변호사가 쓴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이란 책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진정한 나눔은 돈이나 물질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소질, 능력, 기술과 심지어 웃음까지 상대방을 위하여 나눌 수 있는 것이라는 내용이 정말 인상적이었고 큰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오늘 이 순간부터 남을 위해 거창한 봉사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내 주변에 떨어져 있는 휴지를 줍는다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가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짐을 들어 드리고 자리를 양보하는 일도 거시적인 의미에서 자원봉사요 이웃을 위한 나눔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사랑과 봉사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열심히 봉사하고 남을 배려하는 국민들이 되어 밝고 명랑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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