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가 9일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57) 교장의 자살 원인을 교장의 사과를 막으려 한 지역 교장단 등에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해당 교장단은 "터무니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예산 초.중등교장단 장학협의회 한규복 교장(신암초교)은 "최근 지역 학교 교장들이 모두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지난 2일 오후 4시 군 교육청에서 열린 회의 때 한번 뿐이었다"며 "이 자리서 서 교장에게 어떠한 얘기를 한 적도 없고 또 괴질 및 식중독 등 아이들의 질병.위생 관리에 대한 안건이 워낙 많은 탓에 시간에 쫓겨 말을 나눌 겨들도 없이 회의를 마치고 모두 뿔뿔이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회의 끝에 교육장이 서 교장을 포함한 교장들에게 위로 차원에서 '그런 일이 다반사 아니냐, 위축되지 말고 소신껏 학교 경영을 해 달라'는 말을 전달했다"며 당일 교장회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한 교장은 또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장 입장에서 서로 위로는 못할 말정 전교조의 주장처럼 사과를 막고 왕따를 시킨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교장도 이를 뒷받침하며 "서 교장은 인화가 좋고 교장 사회에서도 엘리트로 신망받던 분"이라며 "교장들이 어린 아이도 아니고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다른 교장은 "이 일이 생긴 뒤 서 교장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려 해도 괴로운 얘기를 되풀이하는 것 같아 전화하기도 어려웠다"며 교장의 자살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교감과 교장단의 집단적 반발로 대화가 중단되고 자율적 해결 의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전교조의 주장을 반박했다.
전교조는 9일 오전 서울 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의 본질은 교장단 회의의 억압적 분위기로 인해 심적 부담과 절망감이 교장을 탈출구가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갔을 것"이라며 "불행한 죽음이 있기 전 열린 교장단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분명히 공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