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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교교육의 미래, '시장모델 확대' 가장 유력

KEDI, 교육계 리더 설문


우리나라의 교육계 리더들은 미래의 학교(교육)가 '뚜렷한 학습 조직'으로 발전하거나 '지역 사회의 핵심센터'로서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것은 소망일 뿐 현실적으로는 '시장모델의 확대'나 '견고한 관료체제의 유지'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국교육개발원(원장: 이종재)은 최근 OECD 산하 교육연구기관인 '교육연구 및 혁신센터'(Center for Educational Research and Innovation, CERI)가 제시한 '학교교육의 미래 6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국내 교육전문가를 대상으로 의식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CERI는 미래 학교교육의 변화 가능성을 '현 체제 유지' '재구조화' '탈학교' 등 3가지 틀 안에서 전망하고 각각의 틀마다 2가지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현 체제 유지' 전망에서는 '견고한 관료제의 유지'와 '시장모델의 확대' 시나리오가 가정됐다. 여기서 '견고한 관료제의 유지'(시나리오1)는 학교가 지식 습득, 학위 취득, 보육, 놀이공간 제공 등 책임이 늘어나지만 근본적 변화 없이 관료화되며 학습은 불평등하게 분배된다는 모형이다. 이와 달리 '시장모델의 확대'(시나리오2)는 공교육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민간 운영 학교를 포함한 다양한 학교 시스템이 강화되고 학교 선택권이 확대된다는 예측이다.

'재구조화' 전망 중 '사회센터로서의 학교'(시나리오3)는 학교가 파편화된 사회를 통합하고 공통 가치를 전수하는 보루로 격상되며 아울러 지식, 기술, 태도까지 함양시키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학교교육이 공공재라는 인식에 따라 위상과 역할이 중요해지고 상당한 자치를 누리는 가운데 지원 수준은 현저히 높아진다는 것이다.

'학습조직으로서의 학교'(시나리오4)는 학교가 '지식', 즉 학문적 , 예술적 능력개발을 최우선 목적으로 하며 교육과정이 전문화되고 평가형태도 바뀌는 등 실험과 혁신이 일반화된다는 가정이다. 아울러 학교는 '학습조직'이라는 명칭을 얻으며 평등 이념에 기초해 모두를 위한 평생 학습을 주도하게 된다. 바로 이 점에서 시나리오 4는 학습이 불평등하게 배분되는 시나리오 1, 2와 구별되며, 또 '지식'에 초점을 둬 사회의 여러 요구를 담당하느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피한다는 점에서 시나리오 3과도 구별된다.

'탈학교'를 전망하면서는 '학습자 네트워크 형성'(시나리오5)와 '교사의 이직, 학교붕괴'(시나리오6)가 제시됐다. '학습자 네트워크 형성' 시나리오는 학습이 '학교'라는 특별한 장소나 '교사'라는 특정한 전문가 집단에 의해 일어나지 않으며 '네트워크 사회'가 학교를 대신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학습자 네트워크가 형성되며 기존의 학교는 붕괴된다는 가정이다.

'교사의 이직, 학교붕괴' 시나리오는 △교사집단의 고령화 △신규교사의 채용과 유지를 어렵게 하는 노동시장 △교원 보수 조정과 교원수 확대에 따른 감당할 수 없는 재정 압박 등이 맞물리면서, 교사 부족이 충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학교가 붕괴된다는 비관적인 추측이다.

KEDI는 이 같은 6가지 시나리오를 교육부 관리, 시도교육청 장학관, 대학교수, 전문 연구기관 연구원 등 28명의 교육계 리더에게 제시하고 향후 25∼30년 후 실현 가능성과 바람직한 정도에 따라 1점∼6점을 부여하도록 했다.

그 결과 교육계 리더들은 미래의 학교교육이 '뚜렷한 학습 조직'(5.18점)으로 발전하거나 '지역사회의 핵심센터'(4.68점)로서 발전하는 등 재구조화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현 상태 유지 방향인 '시장모델의 확대'(3.5점)와 탈학교 시나리오인 '학습자 네트워크 형성'(3.75점)이 중간 점수를 받은 반면, '견고한 관료제의 유지'(2.5점)와 '교사의 이직, 학교붕괴'는 2.11점에 그쳤다.

그러나 희망과는 달리 현실적으로는 '시장모델의 확대'나 '견고한 관료체제의 유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시장모델의 확대'가 4.25점을 얻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됐고 그 다음이 '견고한 관료체제의 유지'(4.04점)로 나타났다.

이밖에 '지역사회의 핵심센터'(3.36점)나 '뚜렷한 학습조직'(3.39점)으로 재구조화 될 가능성과 '학습자 네트워크 형성'(3.36점)이 비슷한 수준으로 전망됐고, '교사의 이직, 학교붕괴'는 2.54점으로 가능성이 낮게 봤다.

연구자 류방란 박사는 "이미 대규모화된 관료조직의 자기 유지 속성, 교육제도의 변화에 따른 혼란과 피해를 두려워하는 마음이 학교가 뚜렷한 학습조직으로 변모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는 게 교육계 리더들의 생각"이라며 "학교중심의 학력 인정 체제에 대한 변화 노력, 학교교육에 대한 관료주의적 행정 관행 약화, 다양한 학습 요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교한 평생교육체제 구축 등을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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