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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세상을 바라보는 잣대

출근길을 재촉하는데 딸이 펄쩍 뛰면서 급하게 부른다. 이유를 알 수가 없어서 멀뚱멀뚱 쳐다보았다. 문제는 옷이었다. 당장 갈아입고 가라며 성화다. 딸은 평소 패션이나 색 감각이 있는 편이었기에 그 조언을 어깨 너머로 흘려들을 수가 없었다.

실은 울적한 기분을 바꿀 양으로 입은 진달래색 가디건과 비슷한 색의 치마를 입었는데 눈에 거슬렸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색상이 너무 화려해서 민망하다더니 출근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를 놀러가는 사람 같다고까지 했다. 자식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지만 얼굴이 화끈거렸다. 도저히 모른 척 할 수가 없었다. 구두를 팽개치듯 벗어두고 차분한 색의 옷으로 바꿔 입고서야 현관을 나섰다. 옷이 편하게 놀러가는 복장으로 비쳤다는 것은 딸의 생각이나 취향일 수 있지만 그 순간만은 진정 나를 위하는 충고로 받아들여져서다.

아이가 갈아입고 가도록 했던 가디건은 내가 털실로 짠 것이다. 옷은 계절이 몇 번을 바꾸는 동안에도 세상 구경은커녕 장롱 속에서 겨울잠을 잤었다. 그런 세월과 함께 두 팔과 몸체가 분리되어 숨죽이며 있던 것을 꿰매고 붙여서 입었건만 첫나들이에서 홀대를 당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사실 딸의 시선으로 보면 옷은 옷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다. 내 입장에서야 고액을 주고 산 그 어떤 옷보다도 정감이 갔었지만 딸의 말 한마디는 꼬투리를 못 달게 할 정도였다. 대상을 보는 시선이나 생각들은 사람마다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날이었다.

이와 반면 우리들 주변에는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사람의 느낌이나 생각은 거의 같은가 보다’라는 표현을 하게 하는 경우 또한 있다. 일에 따라서 국제적인 공감대를 이루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얼굴도 모르는 지구촌 사람들을 나서서 돕는 인도적인 모습들은 우리 모두 엇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예다. 

사정이 비록 이렇더라도 각자의 생각을 하나로 원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무리다. 더러는 그 통일이 사람들을 맹목적이고 경직된 사고의 소유자로 만들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지만 통일된 사고가 시한폭탄과도 같이 생명을 위태롭게 하기도 하기에 경계할 일이다.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남북 상단의 상황만 생각하더라도 쉽게 이해될 것이다. 냉전시대의 유물인 북한은 개개인의 목소리나 개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참으로 위험한 발상이요, 정권이라 보는 증거다. 즉, 이와 같은 병폐를 막기 위해서라도 다양화 속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발견된 가치에서 새 싹이 돋아나도록 공을 들이고 가꾸는데 망설임이 없어야할 줄 안다. 그 길만이 우리네 후손들이 세계속의 주인공으로 자리 메김 하는데 우리들이 길을 열어 주는 것이 될 줄 안다.
 
지금 전국은 선거 열풍에 휘청되고 있다. 집으로 배달되는 홍보물 속의 얼굴들은 본인이야말로 문제의 해결사이자 애국지사라고들 머리를 디민다. 특히 포샵 처리된 면면을 보노라면 제 모습을 숨기기에 급급하거나 자기 홍보에 열을 내는 듯해서 심드렁해진다.

더러는 믿음이 가는 정책들 보다는 비온 뒤의 죽순 같아 눈도 귀도 닫게 된다. 특히 각종 범법자들이 즐비하다는 이야기 앞에서는 검정의 절차가 허술한 점에 걱정이 앞선다. 이에 법이라는 잣대와 도덕과 윤리라는 우리들의 양심을 빌어서 이번만은 공복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할 일군을 뽑아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이성의 날을 세울 일이다.

비록 역사 이래로 많은 일군을 뽑게 되는 이번 선거지만 진정 누가 세상을 위할 사람인지 서슬 퍼런 잣대를 가져다 대는 그것이야말로 역사 연대표상에 서 있는 나의 몫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들의 안목이 사회를 구하는 버팀목이 되고, 그 안목이 내일을 위한 첫걸음이 된다는 역사책 속의 진실들을 옆구리에 끼고 세상의 화근을 잠재울 우리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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