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어사전에서는 창의성을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특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계발은 “인간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나 재질·재능 등을 밖으로 드러내어 발휘할 수 있도록 일깨워 주거나 이끌어 주는 것” 으로 표현하고 있다.
창의교실은 위에서 정의한 그대로 학생들의 잠재된 창의성 계발을 교육목표로 개설된 특별활동의 의도적인 학습 집단을 의미한다. 일선의 교육현장에서 개설되고 있는 이러한 창의교실은 학교 또는 교육행정 기관의 부설 형태로 대부분 운영되고 있다. 창의교실은 영재교육원 또는 영재학급과는 달리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이 매우 자율적이어서 지역이나 학교 급 또는 담당 교사의 의도가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가평교육청에서 과학담당 장학사로 근무하며 운영하였던 창의교실은 지역의 자연 환경적 특성과 학생들의 생활을 반영한 교육과정으로 편성하고 운영한 경우였다. 주변의 자연을 학습자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인식한 제반 환경의 특성을 자기 생각으로 어떻게 형성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독특한 생각의 전환과 형성과정의 정리를 유도하는 교육과정이었다.
이는 사물을 인식하고 생각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10억분의 1초인 나노초를 30cm의 끈으로 표현한 그레이스 호퍼나 일본의 전자시계 생산 발상, 그리고 기우는 전자시계 산업을 패션시계의 생산으로 역전시킨 스와치 시계 혁명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청정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가평은 말대로 산 좋고 물 맑으며 공기가 깨끗한 산악지역이다. 나무 좋은 산이 많아 물과 공기가 깨끗한 것은 당연하고, 깨끗한 물이 많아 서식하는 물고기가 다양한 것과 공기가 맑아 별이 많이 보이는 것 또한 자연의 지극한 순리이다. 그러나 가평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주변 환경에 대한 특별한 경험이나 정보에 대하여 민감하지 않으며, 주변 환경에 대하여 마치 순치되고 있는 느낌까지도 주며 생활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편성한 교육과정의 기본 원리는 인식의 전환을 위한 개념 형성 과정 강화였다. 우선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대면하고 파묻힐 수 있는 자연환경을 물, 숲, 그리고 하늘의 별 등 3가지로 분야로 정리하고 이러한 세 분야의 자연 환경을 교수요목에 그대로 반영하여 창의교실의 교육과정을 물 탐구, 숲 탐구, 별 탐구 영역으로 편성하여 운영하였다.
창의교실 교육과정의 영역별 강사 자원 또한 타 지역보다는 유리하였다. 우선 물 영역에서는 청평에 당시 해양수산부 산하 연구기관인 내수면 연구소가 있어 석·박사급 연구팀을 섭외할 수가 있었으며 연구소 내의 연구 시설 환경을 활용할 수 있었다.
숲 영역에서는 가평지역에 의외로 많은 숲 해설가가 있었으며 춘천에 있는 강원대학교 임학과 교수 중에 관내 교사의 인척이 있어 어렵지 않게 특별 강사로의 위촉과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더욱 감탄스러운 것은 별 영역이었다. 가평 관내 분교에 재직 중인 선생님 한 분이 별자리 탐구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천문 탐사에 필요한 장비를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청평에서의 서식생물 탐사활동은 연구소 연구팀의 그룹형 지도로 집중적인 체험중심 교육과정으로 운영하였고, 명지산과 유명산을 중심으로 펼쳐진 산림환경 조사활동은 학습자 개개인의 산출물 정리를 학습목표로 전개하였다. 별 자리 탐구활동은 우주로의 꿈 나래 펼치기를 의도한 강한 동기 부여로 주로 야간에 진행되었으며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성공적이었다.
세 영역의 강사와 추천된 운영교사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운영 전략을 수립하여 진행했던 창의교실은 그 해 가을에 경기도과학교육원에서 주최한 연구발표회에서의 입상으로 결실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