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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현실을 빗겨가는 '미래교육 비전과 전략'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정홍섭 위원장은 16일 중장기 교육정책 과제를 담은 ‘미래교육 비전과 전략안’ 발표했다. 이 안은 5.13 교육개혁안의 뒤를 이어 저출산, 고령화, 사회양극화, 세계화에 대비한 교육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차기 정부의 중요한 정책기반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변화하는 시대에 ‘비전과 전략’을 구상한 노력은 일정 부분 인정하지만 세부적 내용을 훑어보면 우리의 교육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역대 정권이 제시한 교육비전이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담지 못한 채 하나의 ‘구호’에 지나지 않았던 점을 비추어 본다면 최근 발표된 ‘미래교육 비전과 전략안’도 특별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교육환경이나 여건 개선에 대한 노력은 하나도 없다. 해마다 교육재정은 열악하여 교육사업을 제대로 펼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심지어는 시도 교육감들이 교육재정 확보를 위하여 팔을 걷어부친 일도 있었다. 서울시장 오세훈 시장이 어느 초등학교를 방문하고 낙후된 교육환경을 보고 놀라움과 우려를 나타냈다고 한다. 교육환경 개선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조선일보사와 함께 ‘스쿨업 프로젝트(School-Up Project)’를 구상하여 교육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는 기사를 여러 번 본 일이 있다. 서울이 이러할진대 교육재정이 열악한 각 시도의 형편은 어떠할까. 이러한 고민이 담기지 않았고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점이 안타깝다.

다음은 무학년제, 학년군제의 도입이 가져올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회양극화에 대비한 전략을 담았다고는 하나 이것이야말로 사회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정책일 것 같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 특성에 따라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그 속도가 빠른 학생에게 조기에 학습을 마칠 있도록 융통성을 주는 제도는 얼핏 보기에는 그럴듯하지만 이는 사교육을 부추기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교육열이 높은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관심을 고려할 때, 교육양극화를 심화시켜 사회적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계기가 되고 말 것이다. 지금도 선수학습에 대한 과열 현상이 대단한데 이 제도가 시행되면 온통 난리가 날 것 같다. 한참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과열 학습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교대, 사범대를 폐지하고 교원전문대학원을 도입하는 안에 대해서도 섣불리 결정한 사항은 아닌 것 같다.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학부에서는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교수법은 대학원에서 배우게 한다는 것이다. 각 대학에 설치된 교육대학원이 교원전문대학원의 역할을 대행하는 것으로 가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것은 간판만 바꾼 것이지 특별히 다른 내용이 아니다. 우수 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든지 교원의 사기진작을 통해 교육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이 담겨 있지 않다.

교사의 자격갱신제 등은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장치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교사의 부단한 자기연수와 전문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원퇴출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공교육의 위기’를 말하면서도 이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일에는 너무나 안이하다. 낙후된 교육환경, 열악한 교육재정, 실추된 교권은 공교육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이런 기본적인 인프라구축 에는 소홀히 하고 무슨 교육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어떤 선생님의 외침처럼 ‘교사가 신명나게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미래교육전략에는 적어도 이런 청사진이 담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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