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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


부부생활을 하다보면 정말정말 사소한 일로 싸움을 합니다. 그 당시는 정말로 아내가 밉고 집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조금 지나서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지? 스스로의 속 좁음에 한심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어제부터 집사람 방학이 시작되었습니다. 난 교감이라 학교에 출근해야 합니다. 핸드폰 알람을 제대로 맞춰 놓지 않았기 때문에 8시 되어서 집사람이 깨우는 바람에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방학이라고 명색이 교감인데 지각하면 선생님들에게 본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바빴습니다. 집 사람은 일찍 일어나 신문에 낼 학교 소개 원고 컴퓨터로 수정하면서 반찬은 냉장고에 등 등 입으로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부터 ‘ 방학 때라도 하늘같은 남편 받들어 주어야 하는 것 아냐?’하는 생각에 은근히 기분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출근하면서도 바쁜 틈을 내서 와이셔츠는 꼭 대려 주었는데 그것도 안 해 논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 컴퓨터 방에만 앉아 내 걱정 소리만 합니다.

완전히 삐져서 출근했습니다. 학교에 출근해서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도 학교일 다른 사람의 문의에 대한 의논입니다. 삐진 앙금이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에 전화응대가 딱딱하고 사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퇴근하고도 서로에 대한 원한의 골은 깊어만 가며, 부족하고 섭섭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원망이 눈덩이처럼 커져갑니다. 화를 삭이기 위해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갑자기 옛날에 읽은 글이 생각났습니다.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한 프로그램’에 다니던 아내가 어느 날 아침 출근길에 “여보, 내가 고쳐야 할 점 5가지와 살면서 섭섭했던 점 말해주면 노력해서 고칠게.”출근해서 그 동안 결혼하고 나서의 생활을 생각하며, 이것저것 적어보았더니 두 바닥이 넘었습니다. 퇴근길에 적은 것을 양복에 넣고 가다가 갑자기 아내가 나에게 느꼈을 불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적은 종이를 찢어버리고 꽃집에 가서 장미 100송이를 사고 카드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당신은 고칠 것이 하나도 없다오. 당신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오.’감격에 겨워 눈물 흘린 아내 … …

완벽하지 못한 내가 집사람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구나. 나에 대한 불만은 나보다 더 많겠지? 이런 생각이 마음을 가라앉게 하였으며, 화장실 문을 열고 집사람을 보니 예뻐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똥 묻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 ‘등잔 밑이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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