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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이란의 스위스 알프스 전통마을 마슐레(Masuleh



이란의 북서부 라시트(Rasht)까지 가서 이란의 알프스 마을 마슐레를 찾기로 했다. 세이오 사파리 정류장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테 헤란에서 라시트(Rasht)까지는 350㎞ 정도 된다. 그러나 알보르즈 산맥 일부를 넘어야 되니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한 7시간 정도 걸리는 적당한 거리이다. 테헤란에서부터 가즈빈(Qazvin)까지는 시원한 편도 3차선 고속도로다. 일직선 고속 도로 로 제한 속도만 없다면 성능이 괜찮은 자동차는 한 200㎞는 달리겠다. 땅이 넓으니 도로 하나 시원하다. 가즈빈에서 라시트 까지는 거의 산길이다. 산길이라 해도 그렇게 험한 산길이 아니다. 나즈막한 산길이다. 이 산길 옆으로 펼쳐진 평야가 장관이다. 이 평야는 땅이 무척이나 기름진 그야말로 흑토대이다. 어림잡아 250㎢(8억평)은 되겠다.



이란 어디서에서 벼농사를 지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이곳 라시트를 오면서 이곳이 벼농사 곡창지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온 천지가 논이다. 정말로 넓다. 이렇게 끝없이 펼쳐진 벼농사 평야는 처음이다. 마침 가을 걷이가 끝난 모습이다. 전부가 기계화 벼농사 이고 그 수확량이 엄청나 쌀 값 또한 무척 싸다. 질 좋은 10㎏ 포장 쌀이 우리 돈 단돈 5천원 정도니 우리에 비하면 한참 싸다.

라시트에 밤 12시경에 도착해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대로변이라 다소 시끄러운 흠은 있었으나 마침 먹자 시장이 열리고 있어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는 안성맞춤이었다. 대충 짐을 정리하고 시실릭(고챙이에 각종 육고기를 꽂아 숯불에 꿉는 요리)을 꿉는데 자리를 잡았다. 잘 달은 숯불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양고기, 소고기, 닭고기 냄새가 군침을 돌게한다. 종류별로 몇 꼬챙이를 시켜 젊은 이란 사람들과 같이 먹는다. 빵과 양파는 덤으로 나온다. 이 친구들 말걸기 좋아하고 유우머 감각도 뛰어나다. 짧은 파러시지만 제법 의사 소통이 된다. 이란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 모두가 일상적인 이야기라 그냥 언어를 배우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다음날 아침 마슐레를 찾아나섰다. 호텔 지배인이 모스타킴(정원이 차면 운행하는 택시)택시를 이용하라고 한다. 마슐레까지 바로 가는 택시는 없고 후만(Fuman)이라고 하는 작은 도시를 통과해서 가야하기 때문에 2번에 걸친 모스타킴 택시를 이용하라고 한다. 이곳 라시트에서 마술레까지는 60㎞정도 된다. 미니 버스를 이용하면 한 두어시간 걸린다. 시간을 절약하는 데는 택시가 최고다. 모스타킴 택시를 이용하니 편도에 우리 돈 1천원 정도 든다. 이런 걸 두고 정보가 돈이다라고 한다.



후만이라는 작은 도시를 벗어나 꼬불꼬불 오르막길을 오른다. 우리나라 산골 마을 길을 가는 모습을 영판 빼 닮았다. 오른쪽으로 계곡물이 흘러가고 왼쪽으로 울창한 숲이 펼쳐지고 그리고 전망 좋은 계곡 곳곳에 휴식용 칸막이 평상이 마련되어 있는 모습 어찌 그리 우리나라 모습 그대로인가? 거의 40-50리 길이 온통 빼어난 계곡 그대로이다. 사막과 고원의 나라 이란에 이런 아름다운 계곡과 깨끗한 물 그리고 맑은 공기가 있다는 것은 하늘이 내린 축복이다. 무더운 여름철에 이란 돈쟁이 휴양객들이 다몰려 온단다. 지금은 시즌이 끝나 한산하지만 한여름철이 제철이란다.



후만에서 한 30분을 달려 그림에서나 보았던 그리던 마슐레에 도착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내 어린 시절 고향을 찾아온 느낌이다. 울창한 숲이 병풍처럼 둘러 싼 아늑한 고산 마을이다. 마을 위치가 대충 해발 한 1,500m정도는 될 법하다. 10월 중순인데도 한기가 오싹 든다. 산정에 단풍이 울궂불궂 들었다. 한마디로 전설의 마을 같다. 집들이 계단을 이루며 옹기종기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다. 대략 일백여 세대는 될 것 같다. 모두가 전통 흙집들이다. 그래 유네스코에서 이곳을 전통마을 보호 지역으로 선정해 일정액을 지원하고 있단다. 동네를 거닐어 보니 노인네들이 많다. 이곳도 현대 문명의 이기 앞에 젊은이들은 여전히 도시로 나가고 노인들만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 안간 힘을 쓰는 모습이 안스럽다. 장사를 하고, 빵을 꿉고, 대장간 일 모두를 노인들이 한다.



한 노인을 붙잡고 ‘쇼머 바체 드리’ 자녀가 몇 명이냐 지금 어디 사느냐 물어니 테헤란에 라시트에 산단다. 포즈를 취해주며 같이 기념으로 사진을 찍는다. 마음 넉넉한 시골 노인네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다. 시간 여유도 있고 해서 마을 전체를 탐방 했다. 마을 밑에서부터 제일 위쪽 집들을 다 돌았다. 지붕이 운동장이고 지붕 옆으로 아래로 내려가는 길도 나 있다. 많은 집들이 허물어저 가고 있었다. 최근에 많은 젊은들이 도시로 나가고 노인네들이 돌아가고 그래 집이 자꾸 빈단다.





인기척이 나서 자세히 살펴보면 할머니들이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이게 유일 한 소득인 모양이다. 살짝 구경이라도 하려면 뜨개질 하던 일을 멈추고 그동안 양털실로만들어놓았던 양말, 장갑, 귀여운 인형을 보여주며 물건 팔기에 열을 올린다. 노력에 비해 너무 너무 값이 싸다 장갑 한세트에 우리 돈 1,500원이라니. 한 할머니의 정성에 쓸모도 없으면서 덜렁 장갑 2세트를 샀다. 할머니는 큰 횡재라고 한 듯이 차이를 내오고 자기가 짠 소품들을 사진이라도 찍어라며 전시회를 열어준다. 참 사람들 순수하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면서도 좁은 골목길은 사통팔달이다. 아무 길이나 들어가 내려가면 모두가 통한다. 내려가다가 비를 만났다. 한 집에 잠시 피한다. 2층에 젊은 부부가 사는 모양이다. 아주머니만 있다. 밑에서 잠시 피하라고 허락만하고 자기는 2층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란 여자들은 외간 남자를 함부로 대하지 않는단다. 전통인데 난들 불평해서 뭐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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