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서울시내 중학교에 대한 학교평가가 실시되었었다. 그 결과가 나오긴 했지만 그 결과를 믿거나 신뢰하는 교원들은 거의 없다. 평가자체가 신뢰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가에 참여한 위원들의 자질부터 어떻게 우수한 학교로 뽑혔는지에 대한 의구심만 증폭되게 되었다. 그 결과도 공문시행으로 전달되지 않았다. 각 학교별로 인비처리되어 전달되었을 뿐이다.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졌다면 왜 발표하지 않는 것인가.
평가결과에 따라 올해는 학교별로 종합장학과 맞춤식장학대상 학교로 분류되었다. 학교평가의 결과가 나쁘게 나왔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렇게 분류가 되긴 했지만 해당학교의 교원들만 그 내용을 알고 있을 뿐 같은 관내에 있다고 해도 서로의 정보를 모르고 있다. 공개적으로 평가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가에 대한 공정성문제가 자꾸 대두되는 문제이다. 장학대상학교는 지금도 장학대비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왜 장학대상이 되었는지 이유도 모르면서 장학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평가결과를 보면 이미 A학교에서 열심히 실시하고 있는 사업이 B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다고 해서 B학교가 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는가. 다른 학교들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유독 한 학교만 우수학교로 선정한 것이다. 이유가 궁금하다. 물론 여러학교 중에서도 그 학교가 가장 잘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하면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지만 그 사실은 믿기 어렵다. 심사위원들이 해당 활동을 직접 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서류만 가지고 심사를 한다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평가방법이 상대평가였다고 한다. 어떤 학교가 될지 몰라도 종합장학과 맞춤식 장학을 하는 학교를 뽑아내기 위해 상대평가를 했다는 생각이다. 학교평가에서 정말로 상대평가가 필요한지는 생각해볼 문제이다. 모든 학교가 어느정도 정상궤도에 올랐다면 당연히 절대평가를 해야 한다. 상대평가 때문에 불이익을 받은 학교는 어쩔 수 없이 장학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학교평가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결과를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대평가결과를 가지고 각 학교에 후속조치를 취했다. 해당학교 교원들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우리도 잘했는데, 왜 우리가 장학대상학교가 되어야 하는지 쉽게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장학대상학교에서는 도리어 교육활동에대한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아무리 잘해도 학교평가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학교평가의 결과도 믿을 수 없지만 그 결과를 토대로 취한 후속조치역시 일선학교에서는 쉽게 믿을 수 없다. 장학대상으로 선정된 학교에 그만큼 부담을 주어 다음부터 잘하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겠지만 무엇때문에 장학대상학교로 선정되었는지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앞으로 학교평가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해결될 문제이다. 상대평가가 아닌 절대평가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학교들이 일정수준 이상이 되었다면 해당학교 모두가 우수한 학교로 선정되어야 한다. 극히 일부의 학교만 우수학교로 선정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교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의 개정이 필요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