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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다시테, 루트(Dasht ,Lut)사막의 피난처 케르만(Kerman)


 이란에는 도시 이름이 비슷한 곳이 많다. 그 대표적인 이름이 케르만(Kerman)과 케르만샤(Kermanshah)이다. 케르만샤는 이란 북서쪽에 케르만은 이란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도시 규모는 비슷하나 그 도시가 가진 특성은 판이하다. 케르만샤는 고대 도시로 구약성경의 다리오왕의 유적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케르만은 세계에서 가장 큰 진흙 성채 아르게 밤성이 있는 곳이다. 이번엔 아르게 밤성이 속해 있는 케르만를 찾았다.



케르만은 이란 지도를 펴놓고 자세히 살펴보면 다시테 사막과 루트 사막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케르만은 그야말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오아시스의 도시이다. 이곳 많은 도시들이 풀 한 포기 살지못하는 사막 한가운데가 도시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야즈드, 타바스, 쿠르 등이 대표적인 도시이다.

케르만을 가려면 야즈드에서 남쪽으로 한 350여km 쯤 더 내려와야 한다. 필자가 이곳까지 버스로 탐방하면서 지루하리. 만큼 거대한 다시테, 루트 사막을 가로질러왔다. 사막이 펼쳐진 거리를 어림잡아보니 한 700여km 는 될 것 같았다. 넓이로 치자면 한반도 크기의 1.5배 쯤 되는 거대한 사막인 셈이다.



이란 사막은 아프리카 모래 사막과는 달리 황무지 사막이다. 물만 공급되면 언제든지 농토로 탈바꿈 할 수 있는 그런 사막이다. 봄에 비가 내리고 따뜻해지면 키 작은 사막 관목들이 모두 새 순을 내민다. 좀 자라다가 여름철 높은 기온과 건조한 기후로 생명을 다한다. 이런 자연적인 반복으로 이란 사막은 그래도 생명이 요동치는 그런 황무지 사막이다.

현재 사용하는 농토가 워낙 넓고 또 손이 모자라 이를 개발할 가치를 못 느껴 그렇지 개발만 한다면 언제든지 농토로 사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 무궁한 땅이다. 지하수를 개발하고 기계화 농업으로 전환한다면 세계 인구 몇 %는 먹여 살리고도 남을 땅이다. 이런 땅이 케르만 시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지천으로 펼쳐져 있으니 얼마나 축복받은 나라인가?

이곳은 이란 고대 도시와는 완전히 분위기가 달랐다. 거리의 가로수가 잘 정돈되어 있고 도시 전체가 푸르럼에 휩싸여 있었다. 풍부한 지하수의 덕택 때문이다. 건물들이 유럽풍이 많고 미적 감각이 가미된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케르만은 예전부터 마약 밀매가 성행한 그런 도시로 오명을 갖고 있었다. 지리적으로 아프간, 파키스탄과 가깝고 사막이라는 요인으로 몰래 마약을 운송할 수 있어 그렇다. 자헤단, 밤 케르만으로 이어지는 마약 벨트 도시로 지금도 이란 정부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경찰 추산에 의하면 연간 4억불에 가까운 마약이 이곳을 중심으로 거래되고 있단다. 특히 차들이 다니지 못하는 국경선 근처에서 마약을 운송할 때 낙타를 이용하기 때문에 쉽게 이를 잡지 못한다고 한다.

최근 20여 년 동안에 마약 밀매단과 이를 감시하는 군경과의 국지전으로 3천여 명에 가까운 인명 피해가 났단다. 최근 이란 정부에서 마약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선에 전기 감전 철조망을 설치하고 싸이카 순시 경찰관을 배치해 철저히 감시하고 있단다. 이런 철저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마약 밀매는 끊임없이 성행되고 있단다. 오전에 밤성을 탐방하고 케르만시로 돌아오는 길에 경찰들의 검문검색이 시도 때도 없이 이어졌다. 이란을 여행하면서 이렇게 안면몰수 철저한 검문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가방을 열어보라, 여권을 제시하라, 소지품을 내놔라 등 이곳이 얼마나 마약에 노출되어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케르만이 결코 마약이라는 오명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AD 3세기경 아르데시르 1세(Aredshir 1)에 의해 건설되기 시작하여 7세기경 사산니안 시대에 제대로 된 도시의 모습을 갖춘 고대 도시로 발전했다. 아랍, 셀쥬크, 오스만터키, 몽골, 카자르 왕조의 지배를 받으면서도 케르만만이 가지는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실크로우드 한축을 이룬 도시로 중세 아시아 무역의 주요 거점 도시이기도 했다. 사파비 왕조 때는 카페드 생산의 주요 도시로 그 명성을 날렸다.

이런 황량한 사막에 거의 2천년의 역사를 이어오는데 는 이 케르만 주 땅 밑으로 콰낫트(Qanats)라는 지하수가 풍부하게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내 곳곳에 시내물처럼 물이 철철 흘러가고 있었다.

이곳 복합 고대 시장 바킬 바자르(Vakil Bazare)를 찾았다. 이곳은 외국 여행객이 잘 찾아오지 않는 곳이라 모든 물가가 현지인처럼 적용되었다. 바가지를 전혀 걱정안해도 되었다. 시외버스 주차장에서 이곳 바킬 시장 까지 거의 10여km 정도 되었는데 택시로 단돈 1천원에 왔으니 말이다.



바킬 시장은 토히드(Tohid) 광장과 좀에 모스크(Jameh Mosque)사이에 있었다. 사통팔달로 무척 큰 시장이었다. 이 시장이 오랜 역사를 가진 것만큼 구역마다 시장 이름이 달랐다. 사파비 왕조 때 구리 대장장이들이 물건을 만들어 팔았다는 간지 알리 헌(Ganj Ali Khan) 시장이 이곳 시장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 여기서 좀더 안으로 들어가면 7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모사파리(Mosaffari) 시장이 나온다. 시장이면서 작은 박물관과 같았다. 천장, 벽, 거리 모두를 아름다운 타일로 장식해 이슬람 문화의 진수를 맛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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