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그들을 욕되게 할까봐 아무도 모르게 언제까지나 마음속에 묻어두고 싶었지만, 그러나 우리 학교로써는 올해 감동적인 일중에 하나로 감추어 둘 수만 없는 이야기이다.
금년도에 우리 학교에는 2세 교육과 본교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분들이 있다. 모두들 다 남다른 창의력과 근면 성실한 생활을 통하여 이룩한 재산을 아낌없이 내 놓았다. 어느 분은 본인의 회사 1주년 기념식을 간소화하고 절약한 돈으로 후배들과 본교 발전을 위해서 써달라고 하시며, 그리고 나머지 분들도 아무런 목적 없이 오직 교육에 대한 순수한 사랑과 소중한 관심으로 교육을 위해 힘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하였다.
본교로써는 처음 있는 일로 장학금을 비롯한 여러 가지 교육활동에 유용하게 사용하여 학교에 큰 힘이 되고 학생들에게 큰 격려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교육 정상화에 크게 기여하였다고 생각 된다. 이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는 당부도 있었지만, 그러나 그들의 뜻을 조금이라도 기리기 위해 조용하고 단출하게 자리를 마련하였다. 그러지 않고는 마음에 큰 부담으로 남을 것 같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날따라 날씨 또한 화창해 그분들의 순수한 마음을 더욱 빛나게 하였다. 모두 다 보름달을 닮은 아름답고 밝은 얼굴이다. 역시 그분들은 남달랐다. 언제 보아도 흐르는 물처럼 아래로 낮춘다. 그리고 말이 없고 한결 같은 마음이다. 뽐내지도 자랑하지도 않았다.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고요함과 변함없는 마음을 지녀서인지 항상 편안함을 준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며 드러내기를 거부했다. 학교에 초대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앞으로도 학교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도와줄까 고심 하는 표정이었다. 최근에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우리의 경제 환경이 여러 가지로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기업은 잘 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가 덩달아 신이난다. 역시 선행의 마음을 나눌 때 물질적인 것은 자연히 그림자처럼 몇 배로 더 따라가 주는 법인가보다. 그래서 나눌수록 더 풍요로워지는가 보다. 우리 학생들을 비롯한 본교 모든 구성원들도 그분들의 선행과 겸손을 조금이라도 본받으리라 믿는다. 그들의 선행은 두고두고 빛이 날것이며 우리 아이들과 학교발전에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남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옳은 일이라면 묵묵히 하고야 마는 사람에게서는 큰 힘이 전해져 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강한 실천력과 남을 헤아려 보살피는 따뜻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향기와 매력이 느껴지는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야말로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할 사람이다.
교정의 나무들이 겨울 채비를 하느라 나목이 되었지만, 품위 있는 그들의 겸손과 선행의 향기는 우리 곁에서 백합처럼 진한 향을 피워 낸다. 교육이 곧 우리의 미래이다. 이러한 선행과 겸손이 함께 할 때 학교는 더욱 발전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희망찬 새해를 맞으며 미덕과 겸손의 은은한 향기가 우리 주위에 펴져나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행복하길 염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