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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수업이 재미있는 학교를 만들자

공교육이 위기 상황에 직면에 있다고 한다. 상당수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대하여 노골적인 불신감을 표출하기도 한다.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학력신장을 위한 노력이 사교육에 비해서 뒤지고 있음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생활지도도 뒤져 있다고 한탄을 쏟아내고 있다.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마저도 사교육의 기세에 짓눌려 있는 사실을 일정 부분 인정하고 있는 현실이고 보면 공교육의 위기 상황은 가히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지난 달 중순에 학교 현장에 가서 수업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있었다. 학교 교실 현장을 죽 둘러볼 수 있었다. 우리지역에서는 상당히 생활여건이 좋고 어느 정도 학교 선호도가 괜찮은 학교였다. 그러나 교실 수업의 현장은 침체되어 있었다. 학생들의 얼굴은 모두 한결같이 지쳐 있는 모습이었고, 선생님 또한 혼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가르치고는 있었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너무나 썰렁했다. 옆 교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 학교의 교실을 순회하는 동안 어느 교실에서도 아이들의 생동감 넘치는 웃음소리 하나 들려 나오지 않았다.

옛날 어린 시절의 교실이 교차되었고, 초임교사 시절 산골 중학교의 수업 풍경이 떠올랐다. 선생님 하나 믿고 열심히 경청하던 그 아이들의 눈망울. 조금이라도 잘 가르쳐서 도시의 좋은 학교에 보내려는 선생님의 의지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활기찬 수업이 이루어졌었는데.......그런데 우리 학교는 수업종이 울리면 아이들은 파김치처럼 시들어 버리고 선생님 또한 스스로 맥이 풀려 따분한 수업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학교 분위기에서는 꿈을 키우는 교육이 이루어질 리 없고, 감동이 넘치는 사제의 정이 흘러나올 수가 없다.

눈을 돌려 사교육인 현장으로 눈을 돌려 보자. 이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원과 학교의 여건과 상황이 전혀 다른 데 비교 자체가 의미 없다고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처한 엄연한 현실이며 대부분의 교육수요자는 비교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비교를 통하여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학원에서는 강사들이 학생, 학부모와 함께 친절한 상담을 통하여 학생의 수준과 학습과정을 파악한다. 그리고 그 학생의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하고 그에 맞는 과제를 제시해 준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그렇지 못하고 있다. 학급 전체의 중간 수준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준별 이동 수업 및 수준별 과제 학습을 통해서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을 하였지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어쩌면 장학지도나 학교평가에 대비하기 위해서 형식적으로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느 학부모의 말에 의하면 학원에서는 학생의 학습 태도는 물론이고, 교우 관계와 생활태도 등에 대해서 자세한 안내 자료를 주기적으로 제공한다고 한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잡무에 시달리고, 너무나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니까 이런 서비스를 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성적표를 보내면서 쓰는 학교통신란을 채우는 일도 버거운 일이라고 아예 그 양식을 없애버린 학교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학원에서는 이렇게 친절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받아보는 학부모는 그 자체로 감동을 받게 되어 학교보다는 학원을 신뢰하기에 이른다. “삼류는 제품을 팔고, 이류는 지식을 팔고, 일류는 감동을 판다.”라는 글을 어느 책에서 본 것 같다. 어쩌면 우리 선생님들은 단지 지식을 파는데 그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반성이 앞선다. 우리는 지식의 전수에 급급하고 있을 뿐, 감동까지 전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수업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요즈음에는 경영에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하여 펀(fun) 경영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심지어는 나눔 경영, 배품경영, 감동 경영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학교 수업현장에서 재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학습동기 유발 방안이다. 학습현장을 생동감 있게 만들 수 있고, 다수의 학생들을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수업이 재미있어야 학생들이 눈과 귀를 한곳으로 모을 수 있다.

몇 년 전의 일이다. 고등학교에서 입시지도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입시학원인 메가스터디에서 운영하는 강좌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스타 강사는 수업과정에서 적절한 유머를 구사하여 수업을 재미있게 하였고, 때로는 욕설까지 동원해 가면서 재미있는(?) 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때마다 학생들은 폭소를 터뜨리면서 수업의 황홀한 늪(?)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욕설은 일종의 폭언에 불과하지만 학생들은 거부반응을 보이기는커녕 마냥 즐겁게 학업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수업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재미는 이처럼 모든 것을 뛰어넘으면서 수업에 빠져들게 하고 학생들을 잡아 붙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교실 수업 현장에 펀(fun) 수업 기법 적용을 감히 제안해 본다. 이미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교실현장의 선생님들은 이와 같은 나의 제안을 이미 실천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공교육의 위기는 어쩌면 우리 내부에서 오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것이 나만의 편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생님들이 사회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학교가 졸업장을 주어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학부모들 상당수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학교 선생님을 대하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거창한 개혁을 부르짖고 있는 정부의 교육개혁의지는 2%가 부족하다. 이해찬 장관 때부터 교육개혁은 늘 교원을 개혁 대상으로 삼고 갈등을 부추기면서 교원의 사기를 꺾어버렸을 뿐이다. 수업 방법에 대한 개혁, 교육 여건에 대한 개혁을 제안하고 싶다. 특히 교실 수업이 재미가 있어야만 학력을 신장할 수 있고, 교사와 학생간의 감동이 물결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재미있는 수업을 통해서 학교 현장을 생동감 있게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찾아보아야 한다. 아울러, 교실 수업에서 지도력이 우수한 선생님을 지원하고 우대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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