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라고 경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대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한 나라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식 정보화 시대이다 보니 지력은 말할 것도 없고 체력, 문화력이 골고루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어제 막을 내린 일본 제88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최종일 경기는 기억에 남을 만한 사건으로 기록되었으며, 일본의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야구가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가르쳐 준 것 같습니다. 13일에 실시한 15회 연장전에서도 결판이 나지 않아 재시합을 하였기 때문에 이 기사를 15일자 모든 신문들이 톱으로 보도하는 것을 보면서 일본의 장래를 기대하는 것 같아 저는 내심으로 부럽기가 그지없었답니다.
일본에서는 야구가 거의 국기화 되어 고교시절에 고시엔 대회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길 정도입니다. 결승에 오른 고마다이고등학교는 3년 연패를 노리고 있는 실력있는 학교로 1915년 대회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단 한 학교만이 3연패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우승한 와세다실고는 일본의 유명한 오 감독이 졸업한 학교로, 27번 출전 끝에 우승의 영광을 안았으니 그 감격을 참다 못하여 투수는 마지막 마운드에서 눈물을 머금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와세다실고가 1점차인 4 대 3, 1점차로 승리를 하였는데 놀라운 것은 양 팀의 투수들의 굳센 투지력이었습니다. 그 가운데 우승한 사이토 투수는 이 대회에서 총 948개를 던졌으며, 4일 연속 던지면서도 시속 144킬로 이상을 내는 것을 보면 프로야구 선수에 못지않은 수준이었습니다. 이 체력이야 말로 일본을 지켜줄 확실한 것이라 느껴졌습니다. 그렇다고 이 선수가 학교생활에서 완전히 수업을 그만두고 야구만 한 것은 아니라, 학교의 특별활동 시간에 야구를 시작하여 끊임없이 연마한 결과라고 하니 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며, 우리의 특별활동은 어느 수준인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 대회를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관객들도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흐트러짐이 없이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면서 아무리 질서를 잘 지킨나라라 할지라도 무엇이 저렇게 질서를 지켜주는 힘인가 다시 한번 놀랐고, 35,6도를 넘는 더위에도 응원에 참가한 학생들의 모습은 부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이를 뒷받침한 관객은 연 인원 85만 명이나 되었다니 우리 나라 고교야구와 비교하여 너무 차이가 납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한편으로는 장래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나라 스포츠를 발전하는 길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