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신바람나는 공직분위기를 조성하고, 창조적 문학작품과 글쓰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주관하는 공무원문예대전이 올해로 9회를 맞았다.
공무원문예대전이 바쁜 공직생활 틈틈이 공무원들의 글쓰기를 유도하고, 시상함으로써 사기를 진작케하는 긍정적효과가 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대입 논술준비 수험생 뿐 아니라 일반 회사원들에게까지 글쓰기가 하나의 흐름처럼 되어버린 요즘이니 그 의미와 가치야 일러 무엇하랴.
그런데 제9회 공무원문예대전에선 저술부문이 폐지되어 그 의미와 가치를 반감시키고 있다. 전화로 이유를 물었더니 지난 해 어느 수상자가 “왜 내 책이 장려상밖에 안되냐”고 항의하며 수상을 거부했다고 한다. 또 응모된 다종다양한 저서에 대한 심사의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물론 수상거부의 항의까지 받으며 굳이 계속할 필요성을 못느낄 수도 있겠지만, 갑작스런 폐지는 약간 옹졸한 처사로 보인다. 너무 감정적 대응이라는 혐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데다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전국의 응모 공무원들에게 당혹과 함께 실망감을 안기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에 비해 저술부문의 무게감이 더 컸으면 컸지 작지 않다는 점에서도 폐지는 매우 유감스럽다. 어떻게 시 몇 편과 방대한 분량의 저술이 갖는 각고와 노력이 같겠는가! 더욱이 일개 출판사도 아니고 정부 부처가 주관자라는 점에서 너무 경솔한 폐지이지 싶다.
내친김에 하는 말이지만, 시상규모도 공신력에 의문을 남긴다. 모집분야 전체에서 1명인 대상은 대통령상으로 상금이 3백만원이다. 그런데 2등인 국무총리상은 고작 80만원이고, 행정자치부장관상인 장려상은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다.
문화관광부 주관의 세종문화상이라든가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상금규모가 1천만원인 점을 감안해보면 턱없이 낮은 액수이다. 틀림없이 예산때문이라 답하겠지만 최고 대통령에서 최하 장관명의로 주는 상금임을 감안했으면 한다.
등급간 상금 편차도 고려 대상이다. 심사를 해보면 사실상 작품수준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우가 허다할텐데, 그리하여 우스개소리로 깻잎 한 장 차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상금에선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나니, 수상자들의 반발 내지 불복이 있을 법하다.
행정자치부는 한정된 예산에 많은 사람에게 시상을 하다보니 그럴 수밖에없다는 판에 박힌 변명보다 진짜로 글쓰기를 통한 공무원 사기 진작이 어떤 것일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아울러 저술부문은 ‘대한민국 공무원저술대상’ 등 별도의 시행도 연구해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