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2 (수)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현장

<아! 나의 선생님> 강수원 선생님

학생의 적성 찾아 지도해 주셨던 강수원 선생님


향긋한 풀 냄새 짙어질 때면 나는 항상 선생님이 그리워진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고, '생물' 교과목으로 나를 잊지 못할 인연으로 만들어준 강수원 선생님.

선생님의 학습과제는 식물이름 외우기와 식물채집이었다. 내장사와 입암산성의 수려한 경관을 즐기며 그 주변의 풀뿌리를 캐고 환경에 적응하는 식물의 끈질긴 생명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또 전주-군산간의 국도변에 자라고 있는 풀들을 관찰하고 채집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들풀과 꽃에 매료되여 관찰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되었고, 자연의 오묘한 신비에 푹 빠져들다 보니 그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기도 했다. 여름방학 숙제는 의례 식물채집 50종이었다.

숙제를 하기 위해서는 작은 그림이 들어 있는 식물도감을 꿰차고 다니며 내장산과 주변의 들에서 만나게 되는 식물의 이름을 찾고 외우면서 질경이, 마디풀, 씀바귀, 냉이, 은방울꽃, 엉겅퀴 등 50여종의 식물표본을 정리하여 제출했다. 나는 여름방학 과제물 전시회에서 2~3학년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을 차지했었다.

또 하나, 선생님은 나에게 현미경을 들고 다니는 당번(?)을 맡게해 주셨고, 당연히 나의 어깨는 으쓱해졌다. 여기에 관심 있는 몇몇 친구들은 나를 따라 실험실을 들락거리며 현미경을 관찰하기도 했다.

그 당시 실험실이라야 말이 실험실이지 좁은 공간에 아주 형식적인 기초실험기구 몇 종을 갖춘 것에 불과했다. 그러나 나는 식물의 구조와 조직을 관찰할 수 있는 특권(?)을 현미경을 통해 가진 셈이다.

선생님이 학생의 적성을 찾아 지도하기는 무척 힘들다. 학창생활에서 많은 선생님을 만났지만 강수원 선생님만큼 모든 학생들의 진로를 어려서부터 찾아주시는 선생님은 많지 않았다. 식물도 사람처럼 사랑과 미움의 감정이 있다면서 우리에게도 눈물을 보이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선생님!

언제 어디서나 '클레멘타인'과 '메기의 추억'을 부르시며 학생들의 감정을 순화시켜주고 자성예언(自省豫言)을 잘 해 주셨던 선생님,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의 가슴속에 잊혀지지 않는 영원한 선생님이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