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최근 발표한 `학교교육 내실화 방안 연구: 실업계 고교를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고 학생들은 어렵고 이론 중심인 교과내용, 재미없는 수업방식 때문에 수업에 흥미를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실업고 교사(500명)·학생(5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교육 내용이 학생들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52.4%의 교사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내용이 많다', 21.9%가 `실생활과 유리된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 `현 교과서 내용이 학생 수준에 맞는가'에 대해 교사의 71.2%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학생들도 학교 교육내용의 가장 큰 문제에 대해 `흥미 없는 내용'(56.5%)을 압도적으로 꼽았고 `너무 어려움'(14.6%), `실생활과 관계없는 내용'(13.7%)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보통교과의 수준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한 학생이 51.7%, 전문교과 수준이 부적절하다고 응답한 학생은 59.5%로 나타났다.
학생들은 `교사들의 다양한 수업방법 사용 정도'에 관해 `별로 그렇지 않다'(45.8%), `전혀 그렇지 않다'(16.5%)고 응답했으며 `수업에 흥미를 못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51%의 학생이 `재미없는 수업방식'을 지적했다.
수업이 흥미 없는 학생들의 지각·조퇴·결석 수준은 학급붕괴 수준이다. 서울 A공고의 경우, 5교시에 나오는 학생들도 많아 교사들은 몇 교시까지 오면 출석으로 인정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지경이다. 한 2학년 담임은 100일 동안 결석이 없으면 반 전체에 선물을 주겠다는 공약을 걸고 `출석 100일 운동'을 폈지만 한 달도 넘기지 못했다.
학생들은 지각·조퇴·결석을 하는 이유에 대해 `늦잠'(39.8%), `흥미 없는 학교생활'(21.5%)'을 주된 이유로 들었다. 한 마디로 목표의식이 상실된 상태다.
경직된 교육과정에 대한 교사들의 불만도 높았다. `교육과정이 충실히 운영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52.1%의 교사가 `교육과정 자체가 현실에 맞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시설 부족'(23.7%), `담당 교사 부족'(12%)을 압도했다. 현실을 반영한 교육과정으로의 개편과 학교·지역별 자율권 확대 요구가 높게 나타난 셈이다.
`수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71.6%의 교사가 `학생들의 무관심'을 지적했는데,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업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실험·실습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확대'(49.4%)를 가장 많이 지적했고 `다양한 학습자료와 매체 활용'(32.3%)을 두 번째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