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수 교원 양성을 위해서는 교대와 사범대를 재구조화해 통합교원양성체제를 구축하고 교원양성기간을 6년으로 늘려 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반대로 비현실적인 통합이나 우수 학생의 지원 기피를 초래할 양성기간 연장보다는 양성기관간 정체성을 더욱 분명히 하고 과감한 투자와 현장성 높은 프로그램을 갖추는 등 내실화를 먼저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한국교육행정학회(회장 노종희·한양대 교수)가 19일 한양대에서 연 '한국 교육정책의 쟁점과 전망' 학술대회에서 김명수 한국교원대 교수는 통합교원양성과 전문대학원 도입을 골자로 한 교원양성체제 '개편론'을 제기했다. 7차 교육과정은 유·초·중등 연계교육을 요구한다고 전제한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교대와 사범대를 재구조화해 유초중등교사 양성과정을 통합한 통합교원양성체제를 구축하고 통합교과,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연계교원자격제도의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등에 있어 전공간의 복수전공은 물론 연계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학교급별 복수전공이 가능해지면 농어촌 초중등학교의 통합추세에 맞춰 교원 수급과 교사 지도능력 함양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교수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원양성기간을 6년으로 늘려 교원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년제, 2+4년제, 4+2년제 등 다양한 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하면 현장중심 교육과정을 내실화하고 교육실습 기간도 연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교원전문대학원제도를 도입하면 사범대 졸업자가 대학원을 마치고 교직으로 진출하는 길, 일반대 학생이 대학원을 졸업하고 교직으로 나가는 길, 학사학위 이상의 전문가가 일정한 전형을 통해 대학원 특별과정을 이수해 교직으로 진출하는 방법이 가능해져 다양한 분야의 석사들을 중등교사로 유입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교육개발원 신상명 박사(부연구위원)는 "개편론이 지닌 비현실성을 떠나 지금은 우리의 현 체제를 우선 내실화 할 때"라며 '유지·보완론'을 폈다.
"통합이 전문성을 증대시키기는커녕 오히려 수준을 떨어뜨리고 정체성의 위기를 더할 수 있을 뿐더러 현실적으로 오랜 전통을 유지해온 대학체제를 인위적으로 통합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한 신 박사는 "오히려 유초중등 양성기관의 교육목표를 분명히 설정하고 내실화 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양성체제 내실화를 위해 그는 "최근 발표된 교대 발전안처럼 중등과 유아교사 양성체제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학교현장과 밀접히 연관된 교원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실습학교와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우수인력을 교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제도적·법적 장치 마련도 함께 제시했다.
교원양성체제를 대학원 과정으로 개편하는 것보다는 현직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 성격의 '교육전문박사과정'을 설치하자는 대안이 제시됐다. 신 박사는 "교사자격증을 갖고도 임용되지 못하는 자가 많아 교직을 기피하는 현실인데 자격증 획득에 2년을 더 투자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또 "전문성이라는 측면에서 이론상으로는 개방형이 유리하겠지만 현재 개방형인 유치원교사 양성기관의 실태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는 실정이고 중등교원 양성체제도 교사자격 남발로 취업률이 떨어져 교직기피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박사는 "그런 면에서 교육전문박사과정의 설치는 현직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연수 성격이므로 전문성 신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교사양성체제 외에도 고교 평준화, 대학 학부제, 지방교육자치제를 쟁점으로 '유지·보완론'과 '개편론'이 각각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