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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이야기> 열쇠를 감춘 아이

아이들은 옛날 이야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특히나 초등학교 1학년은 더더욱 그런 것 같다. 도시 아이들이어서 그런지 시골을 배경으로 한 동화를 듣고 싶어한다.

마침 수업 시간에 절친한 우정을 그린 동화 `엉터리 점쟁이'를 들려주었다. 줄거리인 즉, 몹시도 가난한 친구를 옆에서 볼 수만 없었기에 서로 짜고 감춘 값비싼 물건을 찾게 하고는, 부모님으로부터 도움을 받게 했다는 이야기다. 그것도 여러 차례 말이다.

꽤나 감명 깊었던지 박수로 답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뒤에 탈이 나고 말았다. 열흘 뒤쯤, 하교 지도를 하면서 갑자기 캐비닛 열쇠가 없어진 것이다. 좀처럼 물건을 잃지 않기에, 열쇠를 찾느라 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허사였다.

다음날, 하는 수 없이 이 사실을 아이들에게 말했다. 찾아오는 사람에게는 선물까지 준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쉬는 시간에 한 아이가 아주 쉽게 열쇠를 찾아온 것이다. 엉뚱하게도 화장실에서 문제의 열쇠를 보았다고 한다. 어찌했던 참으로 반가웠다. `수사 반장'이란 칭호까지 부여하고는 약속대로 학용품을 주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했다. 며칠만에 똑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역시 그 아이가 찾았다며 으스대지 않는가. 이번에도 화장실과 관련된 장소였다. `옆의 짝이 발로 차는 것을 주웠다'며, 그럴듯한 거짓 구실까지 붙였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선물은 한번만으로 끝낸다고 부랴부랴 매듭을 지었다.

그 아이는 `알림장'을 못 다 썼다는 핑계로 하교 때면 뒤처져서 교실을 혼자 나서곤 했다. 비상한 두뇌에 엉뚱한 데가 있는 아이였다. 입학 초, 학교 시설을 돌아보면서 교무실을 `공부의 작전을 세우는 곳'이라고 해, 함께 있었던 선생님들과 놀라면서 웃은 적이 있다.

`열쇠를 감춘 아이'에게서 귀한 교훈을 얻었다. 이야기의 소재 선택은 물론이거니와 들려준 뒤의 사후 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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