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6월, 이 땅에서 벌어졌던 전쟁은 정말 참혹했다. 부모는 자식을 잃고, 자식은 부모를 잃었다. 남북한을 통틀어 500여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1000만 명의 이산가족이 생겨났으며 전 국토가 초토화됐다. 공산주의자들이 저지른 이 전쟁을 막기 위해 전 세계 젊은이들도 많은 피를 흘렸다. 그로부터 65년. 우리는 지금 6월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가.
점차 추락하는 청소년 안보의식
최근의 설문조사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2명은 6·25전쟁이 발발한 연도조차 모른다고 한다.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학생 10명 중 2명이 6·25전쟁이 누구와 싸운 전쟁인지조차 모르고 있으며, 심지어 미국과 일본 간 전쟁이라고 답한 학생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6월 6일 현충일이 왜 공휴일인지 모른다고 응답한 학생은 무려 49.4%에 달한다. 전쟁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고 이산가족의 아픔도 계속되고 있으며, 전쟁 위협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우리의 안보의식은 우려할 수준까지 추락하는 상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군사박물관인 전쟁기념관은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고양하기 위해 체험중심의 교육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잘 전달하고자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니 이를 잘 활용해 호국안보의식의 중요성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특히 유·초·중·고생, 교사와 일반인 등 연령·계층·규모별 세분화된 30여 개 교육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그 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조들의 우수한 전통무기와 과학 원리를 배우고 직접 만들어보는 ‘최종병기 활’이나 ‘조선의 비밀 신기전’ 등 만들기 체험교실, ‘1950년 우리동네 이야기’와 ‘별별 영웅 이야기’ 등 창의체험 교실 등을 추천하고 싶다. 북한의 실상을 퀴즈로 알아보고 배워보는 ‘지금 북한에서는’, 현역 군인을 초청해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청소년 진로체험 교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건아’ 도 인기 강좌다.
특히 올해는 광복 70주년,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전국의 초·중·고 선생님 1000여 명을 초청해 6·25전쟁 주요 전적지를 돌아보는 '전국 교원 국가수호기념관 탐방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총 14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교사들이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균형 잡힌 역사의식과 공동체정신을 심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 역사 되새기고 반성해야
소크라테스는 ‘반성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했다. 멀리는 임진왜란부터 가까이는 6·25전쟁, 최근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되돌아보며 우리 모두 반성의 삶을 살았으면 한다. 최근 일본으로부터 사죄다운 사죄도 받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한 서린 인생을 통해 치욕스러운 역사를 가슴깊이 새기고 또 새겼으면 한다.
지난해 영화 ‘명량’을 통해 우리 의식 속에 되살아난 이순신 장군. 420여 년 전 누란의 위기에서 이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의 연전연승이 장군의 신출귀몰한 재주의 결과가 아닌 평소 이길 수 있는 전투를 준비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이 그 바탕이었음을 되새겨 보자.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호국안보 공동체 정신’을 더욱 굳건히 하는 것이 우리에게 부여된 과제임을 인식하는 귀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
전쟁기념관 광장에서 해맑게 웃고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저들의 웃음이 영원하길 기원하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교육현장에서 대한민국의 인재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교직원들에게 감사의 큰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