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발표된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교사 수준은 세계 최고다. 이 보고서는 “한국은 5% 인재가 교단에 서는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을 보유하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중학교 교사들은 교사가 된 후 3년 이내에 ‘교사가 된 걸 후회한다’고 답한 비율이 20%로 OECD 회원국 34개 국 중 1위이다”라고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비극을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선 시급한 것이 교사 상호간의 ‘허들링(huddling)’임을 제안한다. 황제펭귄의 허들링 말이다. 영하 45도에 이르는 혹한과 초속 50m의 강풍이 몰아치는 얼음판 위에서 펭귄들은 서로의 몸을 기댄 채 돌면서 체온을 유지한다. 학교는 펭귄의 허들링에서 선후배간, 혹은 동료간의 ‘상호 협조 체제’와 ‘함께 성장하기’를 배워야한다.
한국 교직사회의 이 시급한 문제를 초보 교사들의 자발적 역량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교육부는 수석교사제도와 같은 ‘최적의 선후배 교사 간 멘토링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있지만,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후속조치는 매우 미흡하다. 법제화된 지 4년째로 접어들었건만 전국적으로 통일된 매뉴얼조차 없어 운영의 질과 성패가 학교장의 손에 달려있다.
제대로 된 수석교사의 위상 정립, 아직도 여전히 ‘0원’인 직무수당 문제를 왜 해결하지 않는가. 현상의 문제가 있으면 제도를 만든 기관이 주체적으로 이를 개선하고 정립해야할 책임도 있다. 제대로 정비되기만 한다면, 알 안에서 쪼아대는 병아리에 대한 어미닭의 응답처럼, 선후배교사 간의 아름다움 교학상장(敎學相長)이 될 수도 있는 제도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좋은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제대로 작동시켜서 작금의 ‘경기도수석교사 사태’의 불씨를 이 기회에 일소(一掃)해야 한다. 그것이 황제펭귄의 허들링에서 교훈을 얻어 교직문화에 새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