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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교사들이 신병 교육대에 간 까닭은?

놀이학습교과연구회

매달 군부대 방문, 긍정대화‧게임
“장병들에 웃음 주고 보람 얻어”
주말마다 전국 복지시설 등 누벼









“‘ㅁ‧ㅅ’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일까요?”

“멱살이요”, “말술이요” 뜻밖의 대답에 강사는 잠시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ㅁ‧ㅅ으로 떠올릴 수 있는 다른 단어를 나열하며 강의를 이어나갔다. 지난달 18일 놀이학습교과연구회가 부산의 모 신병교육대에서 실시한 ‘긍정심리’ 강의에서 나온 병사들의 대답이다. 간단한 초성퀴즈 하나로도 병사들의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되는 강의 기법 중 하나다.

지난달 25일 새벽, 경기도 연천 5사단 신병교육대 앞에 자동차 불빛이 모여들었다. 이날도 연구회원들이 자대 배치를 앞둔 신병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긍정심리’ 강의와 다양한 선물을 제공하는 봉사에 나섰다.
 
강의는 1시간 반 동안 다양한 순서로 이어졌다. “‘ㄱ‧ㅅ’으로 시작하는 단어는 뭐가 있을까요?” 진행자가 원했던 답은 ‘감사’였다. 이밖에도 군 생활에서 사랑 받을 수 있는 ‘칭찬릴레이 방법’, 마술 교육 등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은 최 교사가 근무하는 방원중 졸업생이 훈련병으로 참석해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는 “이렇게 봉사하다 보니 옛 제자를 만나는 날도 오는 것 같다”며 “제자가 긍정적이고 힘찬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앞날을 응원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강의를 들은 노정호 훈련병은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긍정적인 생각들이 자대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몇 년 전까지 선생님들과 함께 했던 교실이 생각났다. 마치 담임선생님이 조언해 주시는 것 같이 느껴져 가슴이 따뜻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2007년 결성돼 올해 7년차를 맞은 놀이학습교과연구회는 주성환 서울월정초 수석교사와 최영근 서울방원중 부장교사를 주축으로 3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놀이를 통해 소통과 배려를 배우고 자존감과 인성을 함양하는 이 모임은 매주 장애인, 노인시설 등에서 봉사를 하고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부산53사단, 논산훈련소, 5사단 신병교육대를 찾아 레크리에이션을 통한 ‘긍정심리 갖기’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최 교사는 “2005년 논산 연무대에서 긍정심리 강의를 한 것이 반응이 좋아 계속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연구회를 조직하고부터는 연 10회 이상 꾸준히 군부대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입대 후 낯선 환경에서 위축됐던 신병들의 마음을 즐거운 게임과 대화를 통해 풀어준다”며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과 보람은 그들이 받은 것에 비할 바가 아닐 만큼 크다”고 덧붙였다.

그는 연구회를 시작하기 전부터도 장애인 시설, 평생학습 센터에서 진로교육, 레크리에이션 강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 2011년 행정안전부 장관상인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 사제동행 봉사활동의 이야기를 담은 글로 본지 ‘2014 교단수기 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교사는 학교 부적응 학생과 문제 학생들에게 처벌과 봉사활동 중 선택권을 부여하고 봉사를 택한 경우 부모님과 함께 참여하도록 해 가정‧학교‧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인성교육도 실천하고 있다.

“교사들의 연수‧연구 활동은 지식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매개체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회는 단순히 보고서 작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몸소 나설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5년째 활동 중인 임이순 서울신기초 교사는 “연구회에서 배운 내용을 실천할 때는 베푼다는 것보다 얻어 가는 느낌이고 자존감과 감사함이 더해진다”며 “후원 없이 자비로 활동하고 있지만 봉사를 통해 삶에 더 많은 목표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회는 앞으로도 사회복지시설과 군부대 방문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어가는 한편 웃음치료,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서울‧경기지역에 한정된 회원들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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