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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교단수기 당선소감>느림과 다름을 인정하자

덜컥 겁이 나는 것은 왜일까? 처음 몇 년은 열심히 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내 기준에 맞춰 아이들을 대하고,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모습을 봤다. 비로소 내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욕심 부리지 않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됐다. 있는 그대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함을 알게 된 몇 년이었다.

‘참 좋은 개그맨 선생님.’ 내가 불리고 싶은 이름이다. 좀 길지만 수업이 재미있는 선생님, 원칙을 지키면서 마음이 따뜻한 선생님이 되고 싶다. 아이들이 “와, 우리 선생님은 진짜 웃겨요. 제가 약속을 안 지킬 때는 무섭지만요”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잘 하고 있는 것도 같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즐거운 것을 보면 교직이 천직이긴 한가 보다.

진희를 가만히 떠올려 본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생님들에게도 ‘진희’는 있다. 지면을 통해 펜에 옮겨 놓았을 뿐이다.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다만, 조금 느리게 자라고 다르게 자라는 꽃이 있을 뿐이다. 모든 꽃이 조화를 이룰 때 더 아름다운 꽃밭이 만들어질 것이다. 느림과 다름을 인정해 주면 더 행복한 학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상자 발표 날 병원에 있었다. 가슴 아픈 일과 기쁜 일이 한꺼번에 찾아온 날이었다. 새벽녘 잠이 안와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있던 내게 따뜻한 물을 건네던 엄마, 몸을 보호해야 한다며 정성들여 보약을 달여 주신 아빠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늘 정신적인 지지가 돼주는 가족, 사랑과 격려로 따뜻한 미소를 보내주셨던 선후배 선생님들, 거름이 돼 주신 광주교대 교육대학원 교수님과 동기들, 장흥초 교장, 교감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꽃처럼 예쁘게 피어날 나의 아이들! 우주만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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