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예산회계제도와 관계있는 학교재정은 학교 여건과 상황을 고려한 교육적 우선순위(prioity)에 따라 어떻게 재원을 배분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집행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감사 피하기 급급하게 운용하는 현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혈실은 제한된 예산을 규정에 맞게 편성·운영하는 식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교수학습 활동을 지원할 것인가?’라는 적극적 프레임 보다는 ‘어떻게 하면 감사를 피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방어적 프레임에 머물고 있다.
비유적으로 학교재정의 피자 사이즈가 일단 커야 분배될 수 있는 몫(pie)도 커질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은 경기부진으로 인한 교부금 및 전입금 세입 결손에 따른 운영비 절감, 무상급식 등 복지 예산의 증가로 인해 파이가 줄어들고 있다. 또한 학교기본운영비에서 인건비 및 공과금 등을 포함한 고정비용(경직성비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함에 따라, 파이의 감소에 따른 학교 교육과정 운영 및 교육활동의 내실화는 물론 학교시설 및 환경(화장실·체육관·학생 식당 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상의 학교재정 현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학생 수, 학급 수 감축에 따른 적정 규모에 걸 맞는 효율적 예산 배분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선행돼야 하며, 학교기본운영비 책정 및 배분 시스템에 대한 제도적 개선을 위해 현재와 같은 교육비결정 함수에 의한 포물러(formula)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학교회계전출금 비율을 높이기 위한 사업비 총량제, 사업 일몰제 등이 모색돼야 하고, 특정 목적을 위해 교육청 사업부서에서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지원하는 일방형, 평균형 목적사업비 운용 방식도 개선할 여지가 있다.
학교교육 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교육재정기부 및 학교기업의 활성화, 학교발전기금에 대한 제도적 개선, 학교 시설 및 인프라 개방 및 사용에 대한 비용을 올리는 특례 조치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학교교육환경개선에 기여한 기업의 이미지 메이킹을 적극 신장시키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이나, 지자체나 교육 유관기관 등이 인근 학교에 교육발전기금이나 지원금을 투입할 수 있는 바우처 시스템(교육 크레디트)도 도입할 만하다.
또한 단위학교 자율책임경영제에 부응하는 단위학교별 교육프로그램 공모제를 통해 예산을 탄력적으로 배분, 지원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중장기적 ‘상향식 예산’ 전환 필요
현재 단위학교 예산 편성은 교육청에서 학교에 교부한 총예산을 단위학교에서 각 부서별로 계획·편성한 것을 조정·심의·확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하향식(up-down) 방식의 예산 프레임에서 벗어나 상향식(bottom-up 방식·학교→지역청→본청)의 예산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것도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 단위학교의 수요를 사전에 기초 조사하고 지역청에서 예산 심의·조정해 총량제로 본청에 요구하는 방식을 통해 ‘교단 지원 예산에 대한 우선순위 부여’ 프레임으로 전환할 시기가 됐다.
결론적으로 학교재정의 효율·내실화를 위해서는 단위학교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이 집단지성을 결집해 학교예산의 우선순위를 타당하게 설정하고 투입된 예산과 산출된 교육 효과를 자체 평가하여 검증하고 환류 하는, 자정적인 교육재정 생태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바깥으로 학교 교육의 내실화를 높일 수 있는 투자 유인책 및 인센티브를 다양화해 학교 환경, 교육 시설 개선에 투입함으로써 학교 교육활동 가치를 고 효율화 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