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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교육과정과 대입, 일거에 바꿀일 아냐

스마트폰의 전설이 된 스티브 잡스는 기술을 예술로 승화시킨 천재, 휴머니티를 겸비한 공학자, 인류문명의 한 획을 그은 인물로 찬사를 받고 있다. 잡스는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복수로 전공하게 한 대학교육과정과 인문·자연계의 구분 없는 중등교육과정 덕에 공학적 기술에 인문학적 상상과 감성을 접목할 수 있었다.

대입 변화와 맞물린 개편 파장 예상

우리도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 문과와 이과 간의 칸막이를 없앨 교육과정 개선이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 개정연구위원회’가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 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교육부가 이미 밝힌 대학입시의 변화와 맞물린 개편이어서 취지의 합목적성에도 불구하고 교육 현장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저항은 변화에 대한 저항일 뿐이다’라는 말이 있으나 ‘민주주의는 본래 시끄러운 것’이란 말처럼, 변화에 대한 이해의 과정과 기회를 가져야 하며 절차의 중시와 협의를 통한 합의 도출이 최선이다. 그러면서 교육의 본질인 ‘홍익인간’의 교육이념 구현과 ‘창의·융합인재 양성’이란 큰 전제가 꼬리가 몸통을 흔들 듯이 부수적인 일들에 의해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은 현장교원중심 포럼 개최 등 상향식 의견 수렴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총론은 미래사회 대비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고, 유·초·중등 교육과정 연계 및 공통과목·일반선택·진로심화선택 등의 위계를 잘 제시한 것 같다.

그러나 다양성을 존중하는 세계화 방향에는 아쉬움이 남고, 일반선택과 진로심화선택에 배정된 시수 제한으로 학생의 요구를 반영하는 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총론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가 부족하다’, ‘수능을 먼저 바꿔야 한다’, ‘국·수·영에 비해 사회·과학이 홀대 되고, 사회보다 과학 수업 시수가 적다’는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교과 신설로 인한 교과서 개발과 교원수급 등을 우려하거나, 편제와 시수 때문에 교과군의 대립도 첨예하다. 특히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교사의 무관심도 교육계를 바라보는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러한 문제 표출은 결과기반목표(outcome based goals)와 과정기반목표(process based goals)의 조화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좀 더 의견을 수렴한다는 차원에서 일단 2009개정교육과정을 마무리하고, 통합형 교육과정을 2019년부터 적용하는 것도 방안일 수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과 연계해 입시 제도를 일시에 바꾸기보다는 단계별로 검증하며 변화를 확대해 간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의견수렴, 단계별 변화 요구

총론에 이어질 각론에는 미국의 ‘차세대 국가 기준(Next Generation State Standard)’과 ‘공통 핵심 국가 기준(Common Core State Standard)’처럼 미래사회에서 ‘어떠한 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가?’라는 ‘통합적 역량’을 길러 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통합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회교과 통합과 과학교과 통합에 그치지 않고 각 통합교과 내용에 인문과 자연의 소통을 담을 수 있어야 하며, 학습결과에 ‘윤리와 태도’를 제시한 싱가포르의 교육과정처럼 인성교육도 챙겨야 한다.

차제에 교육부, 시도교육감협의회, 교육과정학회, 교육행정학회, 대학교육협의회, KICE, KEDI 등 관계자로 구성된 상시적인 ‘국가교육과정위원회’를 둬 교육과정 개정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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