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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해외교육> 美, 10대 임신에 `골머리'

연 200만명...12살부터 성 경험
`십대 임신 예방의 날'까지 제정
초등 5학년부터 SEX 예방교육

3월 8일은 처음으로 맞는 미국의 `십대 임신 예방의 날'(The National Day to Prevent Teen Pregnancy)이었다.
십대 임신 예방의 날은 십대들과 함께 임신과 그로 인해 그들의 삶에 낳을 파장을 신중히 생각해 보고, 청소년들에게 절제 있고 책임감 있는 성 활동을 할 것과 임신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자는 의도로 제정된 날이다.

아직 어린아이들을 놓고 `임신 예방의 날' 운운하는 것은 다소 어색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미국 청소년들이 성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나, 이들이 보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임신·출산 비율은 미국 사회가 십대 임신 예방의 날을 제정할 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난 3월 16일자 USA Today는 `워싱턴(Washington)의 연구가들은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실시하려 했던 조기 성 활동 예방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5학년 학생으로 그 대상을 바꾸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애초에 성 예방 교육을 하려했던 중학교 1학년 학생의 경우 상당수가 이미 성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성 활동 예방 교육의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997년과 1999년
사이에 12살에서 14살 사이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워싱턴 소재 아동 성향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체의 약 16%의 여학생이, 그리고 약 20%의 남학생이 이미 성 관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나아가 미국 건강 통계 센터(National Center for Health Statistics)가 1990년 대 전반에 걸쳐 중학교 3학년생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성 활동 성향을 조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이들의 평균 50%가 성 관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경험이 늘어날수록 동반되는 문제가 청소년의 임신 증가다. 경제적 측면에서나 연령적 측면에서나 또 학생이라는 사회적인 위치로 보나 아직 아이를 낳아 양육할 능력과 여건을 갖추고 있지 상황에서 그들이 성(Sex), 임신에 대한 올바른 지식의 부족으로 인하여 경험하게 되는 임신, 출산 비율은 미국 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최근 헨리 제이 카이서 가족 재단(The Henry J. Kaiser Family Foundation)은 "미국 청소년의 경우 10명 중 4명이 20살이 되기 전에 적어도 한 번 임신을 경험하며 10대의 어린 나이에 임신을 하게되는 청소년의 수는 일년에 약 2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10대의 임신은 지난 1986년과 1991년 사이에 큰 증가를 보이다가 1990년대 들면서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십대 청소년의 임신율은 서구 선진국가 중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십대들의 이른 성 활동과 대책 없는 임신에 대해 그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성적 이미지를 부각하고 상품화하는 사회를 꼽고 있다. 자녀 양육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한 작가 마가렛 사가리스(Margeret Sagarese)는 "사회는 더 험해지고 섹시함을 강조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 성향은 나이 어린 청소년에게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고 말했다.

또 중학생 자녀를 둔 쥬드 스위프트 씨(여·뉴욕 거주)는 "대중 매체의 영향이 크다. TV, 비디오, 잡지, 그리고 상업성 광고들이 전반적으로 너무나 야하고 성 충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며 "얼마 전 십대들의 잡지를 보았는데 온통 적나라하고 야한 옷을 입은 십대 여자 아이들이 도발적인 포즈를 하고 찍은 사진들뿐이어서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십대 임신 예방 캠페인'(National Campaign to Prevent Teen Pregnancy) 더글라스 커비(Douglas Kirby) 위원은 "청소년에 대한 성교육은 이들이 성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를 늦추고 임신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며 "아울러 성 관계, 성병, 피임법에 대한 바른 지식을 제공하고 미성년의 성 활동과 문제점에 대한 열린 논의를 통해 스스로 성적 충동을 자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 결과들을 보면 부모와의 유대가 강한 청소년들일수록 성 관계를 경험하는 연령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무엇보다 부모의 관심과 성에 대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십대 청소년들의 성과 임신, 낙태, 미혼모 문제가 점차 빈번히 발생하는 추세다. 급속하게 변해 가는 성 풍속도를 쉽게 배우고 따라하는 청소년들이 왜곡된 성 지식을 습득하고 성 충동을 제어할 어떤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십대 임신 예방의 날을 제정하기까지 해야했던 미국의 경우를 결코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에서도 러브호텔 문제가 불거지는 등 보호막 없는 사회와 대중 매체의 성적 부채질에 대한 부모들의 근심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성 교육은 충분하지 않고 간혹 일회성의 `순결 서약'이 유행처럼 번졌다 사라질 뿐이다. 보다 적극적인 성 교육, 즉 성적 탈선 예방 교육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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