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어떤 지역에서는 난립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각 시․도에서 교육감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교육감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유권자들은 한편으로는 공직에 종사하려는 인재 풀이 넓다는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후보자로 거론되는 사람들이 과연 교육감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교육감 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예산·인사권 쥔 최고책임자
교육감은 유·초·중등교육과 평생교육 등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관장하는 지방교육의 최고책임자다. 해당 지역의 교육에 대해 국가정책과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지를 결정한다. 수천억에서부터 수조원에 이르는 교육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수많은 유치원과 초·중등교원의 전보·승진 등의 인사권을 행사한다. 학교를 폐교할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 어떤 종류의 학교 설립을 허가할 것인지, 어디에 학교를 지을 것인지를 결정한다.
교육감 직은 이렇게 중요하다. 특정의 전문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교육감은 창조적 정책가로서의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단순한 관리자가 아니라 지역 교육의 이상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목표자체를 새로 만들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다고 중앙정부의 교육지표나 정책과 무관하게 자신의 생각에 근거해서 지역 교육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또 교육감은 교육에 대한 광범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강력한 정치력을 갖춰야 한다. 중앙과는 지역교육정책의 추진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고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등을 설득해 교육문제해결에 필요한 동의와 지지를 얻어낼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은 더 이상 사회와 고립된 채 움직여지지 않는다. 교육은 유관단체들로부터 지원과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때 비로소 발전할 수 있다. 교육감은 열린 마음으로 지역민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자신의 전문성을 과신해 독선과 아집에 빠져선 안 된다. 교육감은 개방적인 마음으로 널리 의견을 구하면서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조정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학부모들의 바람과 기대를 교육을 모르는 사람들의 얘기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학부모들의 협조 없이는 교육은 완전하지가 않다. 비교육적이고 통속적인 주장도 귀담아 듣고 교육적으로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창조적·종합적 역량 갖춰야
교육감은 교육에 대한 종합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오늘날의 교육은 단지 사실적 지식이나 실무지식만 가지고 이끌어 가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단지 학식과 덕망이 높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낼 수 없다. 교육경력이나 교육전문직에 일정 년 수 이상을 종사했다고 해서 교육감의 역할 수행에 요구되는 자질을 전부 갖출 수 없다. 교육활동 전반을 통합적․대국적․장기적 견지에서 달관하며 선견지명을 가지고 교육 사업을 구상하고 추진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
우리 유권자들은 이제 다가오는 6월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감을 뽑는 막강한 선출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가 교육감으로서의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제대로 가려내야 한다. 선거후 교육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았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