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아에서 학부모, 정부·기업체까지
○…꼬마 유치원생이 공손히 찻주전자를 손에 들었다. ‘연차’ 맛을 보며 떠드는 아이 한 명 없이 다도(茶道)에 대한 선생님의 얘기를 들었다. 한국유아다례연구소의 ‘다례체험하기’ 프로그램이다. 한쪽에서는 한국가정상담아카데미의 ‘행복한 가정을 위한 부모-자녀 대화법’ 상담이 이어졌다. 박람회는 이처럼 유아 대상부터 초·중·고 교사, 모두가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정부와 기업체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법무부는 인실련 인증 인성교육프로그램인 ‘행복나무 프로그램’을 전시했다. 또 ‘법사랑 사이버랜드’(cyberland.lownorder.go.kr)에 탑재된 학교폭력 예방 게임코너를 마련하고 미션을 완료한 학생들에게 인형을 증정했다. 8차시로 구성된 법사랑 사이버랜드 활용 초등 수업지도안도 방문 교사들에게 무료 배포했다. 삼성생명은 ‘세로토닌 드럼클럽’을 선보였다. 북치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청소년 정서관리 및 인성교육 프로그램이다. 세로토닌은 활력과 편안함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을 뜻한다. 부스에 비치된 드럼을 체험해본 한재혁(6학년·서울양재초) 군은 “북의 진동과 큰 소리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그맨 김영철 “니 자신이 되라!”

○…박람회 첫 날 마련된 ‘인성교육토크콘서트에서는 인성과 함께 성공한 멘토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영어하는 개그맨’으로도 잘 알려진 개그맨 김영철은 학생들에게 ‘Be myself(내 자신이 되라)’를 강조했다. 그는 “사춘기 시기에는 ‘나는 누구로 살아야 하나’, ‘왜 나는 이것 밖에 못할까’하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누군가처럼 되는 것보다 나다운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어공부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그는 “2003년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할 때 10년 뒤에는 영어 잘 하는 연예인으로 이름을 알리고 싶었다”면서 “여러분도 지금으로부터 10년 뒤인 20대에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으로 꿈을 그리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50원씩 모아 큰 사랑 전합니다”
○…세종시 조치원대동초(교장 이옥균)는 월드비전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실천해온 글로벌 나눔 프로젝트 ‘50원의 기적’을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 학급당 한 명의 개발도상국 어린이와 결연을 맺어 1년간 돕는 것으로 학생들이 각자 가정에서 약속한 봉사활동을 이행하면 부모가 50원 씩 용돈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1인당 20일 이상 누적되면 1000원이 되며 이렇게 30명의 어린이가 기부하면 한 달에 30만원이 모인다. 이 학교 김미진 교사는 “작은 가치가 모여 큰 가치가 되는 나눔의 의미는 물론이고, 신발장 정리, 방 청소 등 아이들 생활습관도 자연스럽게 개선됐다”며 “교육과정 속에 10차시 정도 세계시민교육과 토론수업 등을 연계했더니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교사 참여…교육과정 속에 녹여내
○…경남 황산초(교장 신용재)는 학교 교육과정 전반에 녹여낸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여 방문객들의 높은 관심을 샀다. 황산초 전 교사들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1학기 교재개발, 2학기 현장적용 순으로 이뤄졌다. 학년 발달 단계에 따른 20회 분량의 인성교육 교재와 교사용 활용 가이드북까지 개발됐으며, 1·2학년은 기초체험형, 3·4학년은 자연친화형, 5·6학년은 배려나눔형으로 주제를 달리했다. 이민혜 교사는 “수차례의 수정작업을 반복해 현재는 일주일에 3~4회 씩 적용에 힘쓰고 있다”며 “인성교육은 특강이나 체험학습 등 따로 시간을 내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정과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생 멘토와 적성진로 상담
○…한국장학재단 인재육성지원부는 인성적성진로 상담을 실시했다. 대학생들로 구성된 멘토는 참가 초·중·고교생들에게 다중지능검사와 진로성숙도검사지를 작성하게 하고 적성과 어울리는 직업 등을 조언했다. 상담한 멘토 박동민(단국대 2학년) 군은 “대학에 와서야 인생의 멘토를 만난 것이 아쉬워 청소년들이 진로를 찾도록 항상 돕고 싶었다”며 “친구들 20명과 의기투합해 ‘청포도’(청소년, 포기없는 도전)라는 전국연합동아리를 만들고 청소년들이 진로를 찾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교원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공동으로 지정한 실천과 체험 중심의 ‘농어촌 인성학교’ 소개 부스에는 경기 이천 ‘부래마을 인성학교’ 초대교장을 맡은 송기정 전 서울반원초 교장과 부래마을 고경필 사업단장, 양승근 사단법인 한국농산어촌마을권역협회 사무국장의 진지한 논의가 이어졌다. 농촌체험을 중심으로 하는 부래마을 인성학교 프로그램을 어떻게 더 구체화‧체계화 시킬지 머리를 맞댄 것. 송 전 교장은 “교장시절 ‘사람이 먼저다’라는 교육철학으로 교육을 해왔다”며 “이런 교육철학을 반영하면서도 ‘인성’에서 중요한 학부모 교육도 도입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래미마을 담당자들은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위해 교육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퇴직교원들의 참여도 당부했다. 문의=이천 부래미마을 권역 031-643-0817
‘끈끈’한 우정 쌓게 해준 뮤지컬
○…“인생에 단 한번 뿐인 소중한 학창시절이잖아요. 친구들끼리 조금 다투고 싸우더라도 우정으로 풀고, 이 시기를 충분히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강수정·3학년) 4일 10대 소녀들의 끈끈한 의리와 우정을 다룬 영화 ‘써니’를 뮤지컬로 제작해 공연한 서울수서중(교장 전종보) 학생들은 “뮤지컬 연습을 하면서 쌓은 11명 친구들과의 우정이 영원히 변치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끝으로 무대를 마쳤다.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연습해온 뮤지컬 동아리 학생들은 오랜 시간을 공들여 대본을 쓰고 안무와 음악, 무대화면 등도 직접 제작했다. 단원도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골고루 섞여 있어 선·후배 간 관계도 더욱 깊어졌다. 나미 역할을 맡은 신지수(1학년) 양은 “실수를 많이 해서 아쉬웠지만 오랜 시간 준비한 공연을 이렇게 좋은 기회에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춘화 역의 임이브(3학년) 양 역시 “꿈이 뮤지컬 배우인데 직접 무대에 서보니 미래에 멋진 배우가 된 내 모습을 상상하게 됐다”면서 “오늘의 설렘을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말했다. 수서중은 1, 2학년 정규 음악 시간에 뮤지컬 수업을 접목하고 있다. 김영희 음악부장은 “뮤지컬은 노래, 연기력, 무대구성, 대본작성 등 많은 것을 동시에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표현력 신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붓글씨로 새기는 좌우명 체험도 ○…‘실패는 고통스럽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을 깨닫는 것은 몇 배 더 고통스럽다.’ “공부 할 때 최선을 다 하지 못했던 모습을 떠올리면 후회가 될 것 같아 이 문구를 좌우명으로 삼았어요.”(박윤진 경기 오남중3) 체험마당에서는 한국예술문화원 서예인협회 서예가들이 교육기부에 나서 학생들에게 인성실천 좌우명을 붓글씨로 적어주는 행사가 마련됐다. 자신이 좋아하는 문구, 또는 좌우명이 적힌 한지를 받아든 학생들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조윤곤 한국예술문화원 서울지회장은 “글씨체도 현대적으로 변화를 주고 문구 1000여개가 담긴 성어집에서 마음에 드는 글귀를 고르게 했다”면서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추억과 감동을 주는 서예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서예인협회 회원들은 매주 토요일 광화문광장에서 서예 기부봉사를 3년째 실시하고 있으며 100만점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