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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소중한 우리역사를 발견한 연수

교총 일본 도야마 연수 후기


2012년 여름, 우연히 한국교육신문에서 해외 문화탐방 연수 소식을 보게 됐고 친구와 함께 일본 북해도로 처음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다른 나라의 자연과 문화를 경험하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올해도 교총에서 주관하는 해외 연수를 기다리다 어머니, 언니와 함께 가기로 했다.

올해 연수지역은 일본 혼슈의 중앙 북부에 위치한 도야마현이었다. 이 곳에 있는 다테야마 산지와 구로베 협곡은 일본 굴지의 산악관광지다. 도야마현 서쪽에 위치한 이시카와현에는 후지산, 다테야마와 함께 일본 3대 명산이라 불리는 하쿠산이 있고, 일본의 삼대 명원 중 하나로 이름난 켄로쿠엔이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있는 사라카와고 갓쇼무라 등 아름다운 풍경의 명소가 있다.

초록의 기쁨을 만끽한 첫째 날

도야마현 동부에 위치한 구로베협곡은 일본에서 가장 깊은 V자 협곡으로 열차를 타고 1시간 20분을 올라가며 눈부신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절벽, 계곡, 온천, 암벽, 발전소 등을 볼 수 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열차를 타고 산 속에서 느끼는 초록의 기쁨이란… 저절로 눈이 감기면서 온몸으로 그 초록 에너지를 흡수하게 된다. 더운 여름날에 만나는 반가운 소나기, 그리고 구름 속을 지나 또 다른 세상인 듯한 호수위의 물안개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환상적인 꿈을 꾸기에 충분했다.

V자의 깊은 계곡을 달리는 구로베철도의 출발지이자 도착지인 우나즈키역 앞에는 일본에서도 진귀한 온천분수가 45~55℃의 온천수를 1~2미터의 높이로 뿜어 올리고 있었다. 첫째 날 밤은 이 온천수에 몸을 담고 연수의 피로를 풀며 다음날을 기대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동시에 경험한 둘째 날

다테야마 알펜루트는 ‘일본의 지붕’ 이라고 불리는 일본 알프스 다테야마(해발 3015m)를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탐방한다. 버스와 케이블카, 로프웨이 등을 갈아타는 재미, 1000m, 2000m를 지나 하늘에 가까운 다테야마로 향하는 동안 눈앞에서 펼쳐지는 웅장함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분명 여름옷을 입고 산에 올랐는데 봄꽃이 피어 있고, 파란 하늘에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그리고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바로 눈앞에는 아직도 녹지 않은 눈계곡이 있어 겨울도 느껴진다.

다테야마라는 대자연의 위대함도 놀라웠고, 알펜루트 횡단을 위한 교통수단이며 186m의 거대한 아치형 댐인 구로베댐을 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과 위대함 못지않은 인간의 노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역사와 가족을 재발견한 셋째 날

시라카와고 갓쇼무라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한적한 산골마을로 두 손을 모아 합장한 형태의 억새로 이은 독특한 지붕의 갓쇼스쿠리 민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곳이다. 아담한 마을에 정삼각형의 갓쇼스쿠리의 특이한 생김새가 인상적이었다.

한적하고도 작은 마을을 점점 멀리하며 하쿠산 슈퍼 임도를 따라가면 후지산, 다테야마와 함께 일본의 3대 명산이라 불리는 하쿠산이 있다. 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웅장함을 넘어 짜릿함 그 자체였다. 놀이기구를 타는 느낌에 비유할 수 있을까? 아니면 번지점프하기 전의 느낌이라고 상상할 수 있을까? 무서울 정도의 아찔한 도로에서 만나는 계곡과 하쿠산 특유의 자연, 다양한 나무, 폭포를 지날 때면 보는 이들의 탄성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감탄과 탄성이 멈춰진 순간이 있었다. 바러 윤봉길 의사 암장지를 지날 때였다. 윤봉길 의사 순국기념비 앞에서 묵념을 하고 이동을 하는 동안에는 모두들 아무 말 없이 묵묵히 걷기만 했다. 부끄럽지만 윤봉길 의사의 암장지가 일본에 있는지도 몰랐다. 중국이 아닌 일본에서 대자연의 웅장함을 느끼다니 감탄만 하다가 우리 역사와 전통에 대한 내면의 깊이를 헤아려 보았다. 민족의 자존심과 국권회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윤봉길 의사를 기린 역사의 현장에서 마주한 태극기와 무궁화는 뭉클함이었다.

연수 사흘째 어머니, 언니와 함께 온천에 누워 불꽃놀이를 구경하는 행운을 경험하며 옛날이야기부터 그동안 못 다한 이야기를 하며 다음 연수를 기약했다.

감동과 추억으로 남은 연수

3박 4일 동안 열심히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는 선생님을 봤다. 함께 모시고 온 부모님이 행여나 못 보셨을까봐 이동하는 동안 찍은 사진을 보여드리신다. 손을 잡고 다정하게 걷는 부부의 모습, 다른 집 아이들도 함께 챙기며 식사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가족과 함께 하는 연수중에 다시 듣는 ‘우동 한 그릇’의 이야기는 더욱 감동적이었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담을 수 있었던 이번 연수는 평생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연수를 계획해주시고 온 마음을 다해 즐겁고 편안한 일정을 진행해주신 교총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기쁨과 감동, 추억이라는 선물도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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