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통계에 잡히지 않는 학교 밖 아이들 28만 명…’(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
취학대상 학생 713만 명 중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국가가 파악하지 못한 채 방치된 ‘학교 밖 아이들’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 유학, 직업훈련기관, 병원 등 어떤 통계에도 잡히지 않은 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학교 밖 아이들은 현재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아 ‘추산’되는 상태다.
교총도 이 문제에 대해 교육단체로서 학생교육을 온전히 책임지지 못한 점을 통감하고 사회각계에 공론화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우선 교육부에 전국적인 실태조사와 지원 방안 수립을 요구하는 한편 근본적으로 학교이탈 학생을 최소화할 종합적인 ‘학교 살리기 대책’을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교총은 의무교육 단계인 초·중학생의 학교 이탈이 2010년 2만 7370명, 2011년 3만7702명, 2012년 3만 6974명에 이르는 등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의무교육체제 비상등이 켜졌다고 판단하고, 입시에 매몰된 현재 학교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바꾸기 위한 대안으로 전문직업기술중학교(이하 전문계중) 도입 등 중학교 체제 다양화를 제안했다.
교총은 “극소수 학생만 진학하는 국제중, 예술중 외에는 대다수 학생이 일반 중학교로 진학하는 구조로는 이탈학생 문제 대처에 한계가 있다”며 “학생들의 진로와 자존감을 키워주는 교육과정 및 입시제도 개편, 중학교 다양화 정책 등 종합적 ‘학교살리기’ 대책이 이탈학생을 예방하는 최선책”이라고 강조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13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의 조찬 간담에서 “전문계중학교를 의무교육에 포함해 학교 밖 아이들을 보듬어야 한다”며 중학교체제 다양화를 직접 건의하는 등 특유의 추진력을 발휘, 밀어붙이고 있다. 안 회장은 이날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도 만나 ‘학교 밖 아이들’을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과 학부모교육 등에 동참해 줄 것도 요청했다. 한국폴리텍대학 전국교수협의회(회장 김봉준) 주최로 열린 ‘직업능력개발 정책포럼’에 참석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경북 고령성주칠곡)도 설득했다. 전문계중 도입에 뜻을 같이하고 공론화를 위해 함께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 의원은 “직업교육이 날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계중학교를 도입하자는 안 회장의 의견에 찬성한다”면서 “무조건 대입에만 올인 시킬 것이 아니라 중학교 단계부터 자신의 진로를 찾아 계발하고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 명장으로 성장하게 할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 참석자들도 의견을 같이했다. 김철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학교 밖 청소년을 끌어안을 수 있는 전문계중 도입에 공감한다”며 “경제·문화적 측면에서 갈 곳 없는 환경에 있는 아이들의 사회통합차원에서도 학제의 다양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수요가 많지 않더라도 국가가 공교육 안에서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며 “전문계중 졸업생에게 마이스터고·폴리텍대 입학 특전을 주는 등 상급학교와의 연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철우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도 “대안학교적 측면에서 전문계중 도입은 찬성한다”면서 “우리나라 교육은 ‘붕어빵식 시스템’이 고착화 돼 있어 다양성을 충족하지 못하는 데 학습 부담을 줄이고 개성·특성을 살려 생활인을 길러낼 수 있도록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총은 전문계중 도입 등 중학교 체제 다양화 외에도 ‘학교 살리기’ 종합대책으로 △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고 진로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 개편 △수능 국가기초학력평가 전환 등 대입제도 개선 △사제 간 상담, 학생 참여수업 활성화를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및 획기적 교원충원 추진 △쾌적하고 안전하며 흥미로운 수업전개가 가능한 학교환경 조성 및 충분한 예산 지원 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