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15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논단> ‘혁신학교’가 교총에 제시한 과제

‘혁신학교’는 교육감 직선제의 산물이다. 2009년 4월 경기도 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이 그 아버지다. 이후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전교조 등 ‘진보·좌파’ 세력이 지지하는 교육감 후보들은 모두 혁신학교를 공통공약으로 내걸었고, 6명이 당선됐다. 2009년 9월 경기도에서 13개교로 시작된 혁신학교는 6개 시‧도에서 매 학기마다 추가 지정을 거듭한 끝에 2013년 3월 현재 456개교로 확대됐다. 금년 9월과 내년 3월에 추가 지정이 완료되면, 친전교조 교육감 관할의 전체 학교 중 20% 전후가 혁신학교로 지정될 전망이다.

적어도 지금 ‘혁신학교’는 특정한 지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들이 행하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교육할 수 있는 길을 열었으며, 앞으로 그 길을 확대하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나아가 혁신학교의 교육을 원하지 않는 사람도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학교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부정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혁신학교’에 강제로 배정돼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혁신학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른 가치관과 철학에 입각해 운영하는 학교에 대해 사실상 부정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에 이런 사람들이 교육청뿐만 아니라 지방 정부도 장악한다면, 모든 학교교육은 ‘협약학교’로 독재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주목해야 할 점은 ‘혁신학교’는 단순한 개별 학교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혁신학교끼리 연대돼 있을 뿐만 아니라 혁신학교를 비호하는 엄청난 조직들이 그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교육희망네트워크’와 같은 정치색이 매우 짙은 전국규모의 시민단체와 ‘국회혁신교육포럼’과 같은 국회의원 조직이 상부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와 ‘혁신교육지구’ 등의 외곽 조직이 지역사회와 강한 연대를 형성해 혁신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혁신학교 내에서는 ‘다모임’이라는 전교조 중심의 교사회가 학교를 장악하고 있고, ‘혁신학습동아리’를 통해 교사들을 동화하고 있다. 나아가 ‘학교혁신한마당’과 ‘혁신학교교원한마당’ 등의 축제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교육계에 대한 홍보를 체계적으로 펼치고 있다.

요컨대 ‘혁신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다. 그 본질은 정치적 거점에 가깝다. 그것은 교육감 직선제를 통해 당선된 진보·좌파 교육감에 의해 생겨났으며, 그의 선거구 곳곳에 파견돼 있는 분신이며 얼굴이고 정치적 거점이 돼 있기 때문이다. 주지하듯이 학교는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학교가 특정 정치색을 띠고 선거에 개입할 경우, 그 파괴력은 다른 어떤 기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혁신학교’는 겉으로는 특정 정치색이나 이념을 표방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전교조 교육감들의 정치적 거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혁신학교’가 특정 세력의 정치적 거점이 돼, 교육 행정과 지방 정부의 권력을 장악하는데 이용되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는 없다. 이러한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은 한국교총이다. 교총 선생님들이 힘을 합하면 ‘혁신학교’를 능가할 수 있는 학교를 능히 만들 수 있다. 이미 굴러가고 있는 ‘혁신학교’는 법으로 막을 수도 없으며, 제도로서 억누를 수도 없다. 가장 좋은 방책은 더 좋은 학교로 승부하는 것이다. 교총 선생님들도 자신들이 혼신을 다해 실천하고 주장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 국민들 앞에 내놓아야 한다. 그렇게 해 국민들에게 행복한 선택의 기회를 줘야 한다. 그리하여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교총으로 거듭나야 한다.

교총은 학생과 학부모를 비롯한 국민의 학교 선택권을 적극 주장하고 더 좋은 학교를 만들어 국민의 선택을 받는 쪽으로 승부를 거는 것, 이것이 전교조의 ‘혁신학교’가 제시하는 교총의 길이다. 마침 교총에는 많은 사립학교 교사들이 소속돼 있다. 그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살려 더 좋은 학교로 만들고자 한다면, 지금의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 여하튼 교총이 만들어가는 학교에 더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선택해 모이도록 하는데 길이 있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