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곽 전 교육감 시절 공립 특채된 3명의 교원 중 2명의 임용을 ‘유지’하기로 판단한 것에 대해 교육부가 11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은 법과 원칙을 강조하는 현 정부의 인사원칙과 교원의 공립학교 특채의 공정성에 위배되는데도 교육부가 이를 받아드린 것은 전교조와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대다수의 국민들도 특채된 3명의 교원에 대하여 무관심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생각도 든다.
특채된 이들 교사는 각각 ‘민족민주혁명당’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을 선고받은 교사, 정치 활동으로 벌금형을 받고 해직돼 이후 전교조와 교육희망네트워크의 요직을 거쳐 곽 전 교육감 선거캠프와 이수호 교육감 후보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교사, 스스로 사표를 내고 촛불 시위에 참여해 반미편지를 낭독한 교사 등이다.
그러기에 교육부는 지난해 곽 전 교육감의 특별채용에 대해 ‘임용 취소 결정’을 하고, 6월에는 소청심사위가 임용 취소 유지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올 4월에도 교육부가 ‘임용 취소 결정’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온 것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임용취소 결정을 번복할 아무런 타당한 사유도 밝히지 못하면서 11일 ‘서울시교육청의 조치결과를 수용하겠다’는 것으로 복직을 허용했다. 이렇게 이유도 없이 입장을 번복하는 것은 어느 부처보다도 신뢰성과 공정성을 생명으로 해야 하는 교육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더 큰 문제는 지난 수년간 교육현장에서 정치와 투쟁이 몸에 배인 이런 분쟁 교사, 문제 해직교사들이 학교에 복직된다면 과연 교단에서 학생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 것이며 또 다시 학교가 싸움의 장으로 바꿔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는 점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모든 사회질서가 새롭게 바꿔지는 이때에 교육부가 문제가 있는 교사들을 슬그머니 복직 시킨다면 그것은 갈등의 해결이 아니라 오히려 또 다른 갈등의 양산일 뿐이며 새 정부의 공정한 인사원칙과 교육부의 행정 신뢰성에 크나큰 오점을 남기게 될 뿐이다.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면 옷을 바르게 입을 수가 없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