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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나의 선생님> 신현창 선생님

지금부터 딱 10년 전, 고등학교 2학년. 40세 전후의 남자 수학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으로 우리 학교에 부임하셨다. 전주에 사시는 부모님을 모시겠다는 효심으로 낙향하신 선생님은 서울서 남학생들만 가르치시다 보니 다 자란 듯한 우리를 보시는 게 여간 쑥스러운 일이 아니셨다고 말씀하셨다. 두꺼운 안경에 항상 호기심 어린 눈빛과 가벼운 발걸음. 한창 외모에 관심 있던 우리로서는 그런 선생님의 모습이 늘 우스울 따름이었다.

선생님은 입시에 민감한 시기인 고2 여학생들에게 서슴없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다 싶으면 애써 공부할 필요 없다. 대신, 책을 읽도록 해봐.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공부하기 싫으면 책을 읽어도 좋다."

그 말씀에 용기를 얻고 책을 읽는 친구들이 점점 늘었고 나도 그때 많은 책을 읽었다. 야간 자율학습시간. 선생님께서는 영어 잡지와 사전을 펴시고 그야말로 '공부'를 하셨다. 물론 학위나 승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당신이 좋아서, 당신의 제자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셨다. 특히 그 분께서는 "수학을 잘 하고 싶니? 그럼 해답지를 버려라! 그리고 모르면 서슴지 말고 내게 오라."하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내 인생에 가장 큰 위기가 닥쳤다. 교통사고로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것이다. 나는 그 날 선생님으로부터 집에 교통사고가 있어 어머니께서 위독하시다 하니 빨리 가보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택시비로도 충분한 5천 원을 주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선생님께서 연락을 받으셨을 땐 이미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였고, 선생님께선 잠시 사실을 숨기시고 그저 빨리 가라는 말씀만 하신 것이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 공부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하고 싶어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 수학 잘 하는 법, 다른 사람이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유연히 대해주는 법 등... 선생님께서는 참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신현창 선생님, 감사합니다. 머무르지 않고 마르지도 않는 작지만 깨끗한 샘물처럼,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을 갖고 살겠습니다. 선생님이 그러셨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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