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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신뢰’ 없는 교원평가, 효과 없다

▧ 2013 국제교직정상회담 현장에서


지난 13~14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국제교직정상회담이 24개국에서 약 500여 명이 모여 성황리에 치러졌다. 그동안 회담을 이끌었던 안 던컨 미국 교육부장관은 참석치 못했지만 동영상으로 보낸 축사를 통해 “교육은 국가발전을 위한 핵심이자 초석”이라며 “특히 우수한 교육을 위해 정부와 교원단체가 파트너로서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주최국 자리를 넘겨받은 네덜란드도 예트 부세마커르 교육문화과학부 장관이 전 일정을 소화하면서 행사를 이끄는 리더십을 보였다.

회담에 처음 참가한 교육학자의 입장에서 본 이번 회담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회담 주제였던 교원평가에 대해 부세마커르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적절한 교원평가의 활용과 실천적 정책이 추진될 때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관계 안에서 ‘좋은 교육’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제는 더 이상 교사가 혼자 전문성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시대가 아니라 협력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성장해야 함을 강조했다.

함께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정부와 교육주체들 간의 신뢰에 기반을 둔 체계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는 논의가 주를 이뤘다. 특히 교원평가의 핵심 요소로 ‘신뢰’가 꼽혔는데, 신뢰에 기반을 둔 발전적 피드백을 주고받는 체계를 갖추는 방법에 대한 논의들은 매우 의미 있었다. 많은 참가국 장관들은 정부와 교사들의 입장을 조율한 협력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그렇게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나, 일부 국가는 아직 정부와 교원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협력적 소통의 일환으로 다른 정상회담과는 달리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언제든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확장하려는 새로운 접근도 시도됐다. 부세마커르 장관은 “고위관료들을 위한 자리를 넘어 일반 시민과 학생들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행사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유리교실’서 수업공개 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교사가 진짜 우수교사

그 중에서도 네덜란드의 우수교사들이 자신의 수업을 실제로 시연해 보여주는 ‘유리교실’이 돋보였다. 길거리 한복판에 세워진 유리로 만든 교실에서 교사들이 수업을 선보였고 학생들도 자신의 프로젝트나 과제 결과물을 나눴다. 첨단 교육현장은 첨단 매체들로 가득찬 곳이 아니라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시켜 참여하고 공유하는 창의적인 교육 현장이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회담 기간 동안 다양한 교사와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엿볼 수 있었다.

간간히 지나가는 할아버지와 유모차를 밀고 가는 젊은 엄마,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 멈춰서 들여다보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교실을 닫힌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접근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의 가치가 드러났다.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논하는 정상회담이지만 일방적이기보다는 교육의 주체인 교원을 존중하고 또 교원들이 자기 효능감을 갖고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로 발전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 또한 매우 의미가 있었다. 교사 자신이 제일 잘하는 교육을 하는 진정성 있는 교사가 될 수 있는 정책이 세워져야 하며,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교원평가 시스템을 정착시키도록 고민해야할 것이다.




우리 교육·교원에 대한 관심 높아
우수성 알릴 외교의 장 마련해야

이번 회담을 참석하면서 우리나라가 더 적극적으로 다른 나라들과 토론하고 협업하면서 우리 교육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외교를 펼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우리는 서구사회의 교육현장을 탐구하려 하지만 서구사회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하고 있다. 한국 문화의 우수성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은 교육의 우수성에 대한 세계적 관심으로도 충분히 이어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 어느 나라보다도 우수한 교원을 양성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국제교직정상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우수한 교육과 교원을 홍보하고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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