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반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대구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넉 달. 최근 영주, 안동에서도 잇따라 학교폭력․학업스트레스로 학생들이 자살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인근 지역 전체가 나서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벌이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수원 대평초(교장 이건호)는 19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함께 뜻을 모은 장안구 정자3동 대평마을 유관기관과 함께 ‘학교폭력 예방 우리 아이 지키기 대평마을 공동체 발대식’을 가졌다. 이날 발대식에는 교사, 학생, 학부모를 비롯해 정자3동 주민센터, 수원중부경찰서, 노송지구대,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등이 동참했다.
이명신 교감은 “심각해져만 가는 학교폭력 사안들을 접하면서 이제 학교폭력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마을 전체가 힘을 모아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대평마을 공동체는 ‘학교폭력 예방 선서’를 통해 “학교폭력, 성폭력 없는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 안전하고 조화로운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 아이들을 관심 있게 보살피며 아이들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자3동 주민센터 김영민 총괄팀장은 “학교폭력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인데 우리 마을에서만큼은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학교폭력으로부터 보호하고 싶어 함께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박미자 경사는 “경찰과 학교가 학교폭력 사안을 놓고 각자 대처할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협력해 대응하면 훨씬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다”며 “앞으로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학교 현장을 더 많이 살필 것”이라고 강조했다. 3학년 권수현 학생 학부모 김연정 씨는 “아이의 하굣길이 불안한 적이 많았는데 학교와 마을 기관들이 모두 합심해 안전을 지켜주기로 해 믿음이 간다”며 든든해했다.
이건호 교장은 “발대식을 계기로 경찰, 주민센터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우범지역 파악과 학교폭력현장 단속에 최선을 다하고 학생․학부모 교육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영 보건교사는 “5월 중 아동안전학교의 날, 학교폭력 예방 대평마을 공동체 한마당 축제 등 다양한 행사와 예방 교육을 통해 공동 협력의 장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