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의 입시는 점수에 따라 한줄 세우기 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대입상담센터는 학생의 적성, 꿈, 목표 등을 함께 고려하며 ‘진로-진학’이 하나로 연계되는 상담 활동을 펼칠 것입니다.”
14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2012 대입상담교사단 발대식’에서 만난 대교협 대입상담센터 안연근 교사(서울 잠실여고․51․사진)는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안 교사는 이날 ‘2013학년도 대학입학전형 특징과 지원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한편 370명의 상담교사에게 배포된 ‘대학입학상담 100문 100답 FAQ’ 책자도 직접 엮었다.
안 교사는 2013학년도 수능의 가장 큰 변화로 ▲충원합격자는 입학을 거부했어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고 ▲수험번호 부여 기준으로 수시 지원이 6회로 제한되며 ▲입학사정관전형이 대폭 늘고 논술고사가 줄어든 것 등을 큰 흐름으로 설명했다.
사교육에 비해 대입상담센터는 어떤 강점을 갖고 있을까. 안 교사는 ‘자료의 양과 정확성’을 강조했다. 상담센터에는 지금까지 전국 고교별 수능 점수에 대한 합격․불합격 자료가 약 15만 건이 수집돼 있으며 전형에 대한 최신 정보도 있어 학원 보다 양질의 상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안 교사는 2001년 진학계에 뛰어들어 지난해 9월부터 대입상담센터 파견 근무를 시작했다. 자료개발과 대입설명회 업무를 맡으며 진학상담도 하고 있는 그는 “재외국민이나 농․어촌 지역 학생들, 검정고시, 대안학교 출신 등 입시정보에서 소외된 학생들에게 전화가 오면 더 반갑다”고 말했다. 안 교사는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따른 입시 전략을 세우는 학생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나 늘 보람된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자녀의 지역, 계열, 성별 등 최소한의 정보도 주지 않은 채 몇 점이면 어느 대학에 갈 수 있냐며 다짜고짜 질문하거나, 학원 교사들이 학부모인 양 전화해서 대교협의 진학정보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 안 교사는 “현재는 7:3의 비율로 학부모의 전화가 많은데, 학생들 전화를 더 받고 싶다”며 “본인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준비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그는 “정시모집철의 경우 9시 이후까지 상담전화를 받기도 하는데 모두 퇴근한 교무실에 혼자 불을 켜고 있으면 학교에서 싫어하는 부분도 없지 않고, 다른 교사들의 눈치를 봐야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안 교사는 “부산‧인천교육청처럼 지역별로 상담할 수 있는 전용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며 “교사들끼리 팀을 짜고 순번을 정해 교육청 등의 장소에서 상담하면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직 많은 학생들이 사교육 입시정보에 의존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안 교사는 “대입상담센터를 통해 진학에 대한 시야를 넓혀 많은 학생․학부모가 믿고 따를 수 있는 공교육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상담을 원하는 학생은 대교협 대입상담센터(1600-1615)로 월~금 오전 9시부터 오후10시까지 전화하면 상담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