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의 일부는 제도적으로 헌납하는 게 어떨까' `학교에 유리 벽면의 흡연실을 설치하자'
한국청소년개발원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공모한 `2001 청소년정책 아이디어'를 보면 기존의 발상을 뒤집는 참신한 제안들이 눈에 띈다. 이 중 `봉사활동'과 `아르바이트' 부분은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이 쏟아질 만큼 뜨거운 관심 영역. 봉사활동 활성화 방안으로 대상을 수상한 인천 문일여고 김은성(16) 양은 "자원봉사 전문단체만을 통해서 체계적인 활동의 기획과 안내, 실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학 3년 내내 관공서에서 무의미한 봉사활동으로 실망했다는 김 양은 "전문단체가 주선하는 자원봉사 캠프나 특별행사가 가장 좋은 활동거리"라며 "내년부터는 봉사활동 시간이 10시간 미만으로 줄어드는 만큼 이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청소년자원봉사센터 등 전문 단체를 등급별로 나누고 학생과 학부모가 주기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조정하게 한 후, 정부의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또 봉사활동 단체와 프로그램, 일정 등을 상세히 소개한 잡지 등을 제작해 학교에 배포하고 봉사단체 별로 최우수 봉사학생을 선발해 진학 시 특별점수를 줘 참여를 높이는 아이디어도 냈다.
역시 봉사활동 정책으로 최우수상을 받은 김경아 양(우석대 4년)은 청소년 각자의 직업적 흥미를 봉사활동과 연결시키는 `직업체험 봉사활동'을 아이디어로 내놨다. 즉 장래 유치원 교사를 희망하는 청소년에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로 참여케 한다든지, 복지관의 방과후 공부방과 연결시키거나 소년소녀 가장들의 주말 공부 도와주기 등으로 연결시키자는 것.
또 헌혈증서처럼 봉사자의 시간을 `봉사통장'에 누적시켜 1년 동안의 성과를 표창하는 `자원봉사자 시간통장제'를 도입하고 각 지역마다 봉사단체와 활동거리를 그림으로 나타낸 `봉사지도'를 제작해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직업 탐색과 용돈 벌이를 위해 날로 늘어가는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제안도 쏟아졌다. 오직 `돈'에만 의미를 두기 쉽고 그나마 학업과 병행하기도 힘들다는 문제를 고민한 충북 옥천고 연대흠(17) 군은 `아르바이트 헌납제'와 `선택과목 수업제'를 제안했다. `아르바이트 헌납제'는 맞춘 문제만큼 상금을 주고 상금의 절반은 사회에 헌납하는 TV 퀴즈프로그램에서 착안했다.
연 군은 "청소년 아르바이트 업소에서 월급이나 일당을 줄 때 일정 금액을 헌납금으로 적립하는 제도를 도입한다면 돈보다 더 큰 땀의 대가와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업과 일 중 하나를 포기하는 상황이 없도록 정규수업 이외의 교과활동 시간을 연장해 남는 시간을 이용해 필요한 수업만 듣는 `선택과목 수업제'를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각 학교 홈페이지에 선생님이 수업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올리고 수업자료는 필요할 때마다 다운 받아서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곽내영(연세대 1년) 양은 학교가 진로교육 차원에서 아르바이트를 장려하고 지역내 신문·방송사, 관공서, 기업체와 협력해 `교육'적인 아르바이트 기회를 제공하자는 의견을 제출했다. 또 청소년을 고용한 해당 업체에는 세금을 감면해 주는 적극적인 방안도 내놨다. 나아가 정부에서 `청소년 인력센터' 같은 것을 설치해 아르바이트를 제공하는 사람과 일자리를 구하는 학생을 연결하는 창구역할을 맡기자는 안도 제시했다.
한편 청주기계공고 3학년 임광규 군(18) 청소년의 흡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연공익광고는 `청소년 영상페스티벌'과 같은 대회를 통해 청소년이 만들고 △담배를 유해약물로 지정해 지정된 곳에서 신분증 제시 후에만 팔도록 하며 △학교에 벽면 거울, 새장, 화분을 설치한 흡연실을 마련해 선량한 학생들이 간접 흡연의 피해를 보지 않고 흡연 학생도 담배의 폐해를 자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