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양성기관에 몸담고 있는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면서 접하는 문제 중에서 가장 절실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 교원임용시험제도다. 임용시험제도가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교원임용시험은 공평한 공개경쟁을 통한 우수교사 선발, 교사 양성기관 교육과정 내실화, 공교육에 및 교직 전문성에 대한 신뢰 제고 등의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런 순기능보다는 우수교사가 되는 과정 왜곡, 교사 양성기관의 정상적인 운영 저해, 사교육 의존도 증가, 교직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 증폭 등 역기능이 크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특히 지식위주의 객관식 임용시험으로 인해 교사 양성기관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공부가 이원화되어 그 괴리가 점차 커지고 있고, 학생들이 대학보다는 학원에 기대게 하고 있다. 또한 3차에 걸친 시험 때문에 교육과정이 파행 운영되고 학생들의 심적 부담이 극에 달해 임용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시험 횟수 감축, 시험 시기 조정, 교육학 시험의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3차에 걸친 시험을 2차로 줄임과 동시에 객관식 교육학 시험을 없애고 이를 교직 인·적성 시험에 반영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용시험 시기를 모든 교육과정 이수가 끝난 후 이듬해 2월경에 실시하자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현행 임용시험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시험과목이나 횟수를 조정하거나 시험시기를 조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교원양성기관들의 무책임한 예비교원 과잉공급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쟁을 하면 우수한 교사들이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다. 이보다는 가장 적절한 사람을 우수한 교사로 만들어 공급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양질의 교원을 공급하는 데 있어서 경쟁을 통한 승부보다는 양질의 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과 교육의 질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종 교원을 양성하는 기관에서는 수급 상황을 반영해 정원을 과감하게 감축할 필요가 있다.
예비교사가 어떤 자질을 갖췄고, 어떤 교사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으며, 그러한 노력들이 장차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데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인가를 알았을 때 최적의 교사를 선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광주교대에서 활용하고 있는 ‘성장포트폴리오’ 같은 자료를 활용해 교사를 선발해야 한다.
성장포트폴리오는 중·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를 보다 발전시킨 것으로 이력서, 진로 로드맵, 수업실습 동영상과 실습지도교사의 평가, 각종 교내외 활동, 성적, 상벌내용, 리더십 개발활동, 자격증, 지도교수 멘토링 등 대학생활의 거의 모든 것을 탑재할 수 있다. 본인이 스스로 스펙을 쌓는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대학의 각 기관에서 입력을 하도록 되어 있다. 스마트 캠퍼스망을 통해, 입학식이나 졸업식 참석 여부까지 자동 기록되며, 학생이 지정한 사람에게만 열람이 허용된다. 대부분 학생들은 지도교수나 평소에 존경하는 교수 또는 현장 교원들에게 자신의 성장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학교현장에 가장 적합한 교사를 선발하고, 교사 양성기관 교육과정의 정상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느 분야에서든지 완전무결한 제도를 만들어 내기는 힘들다. 다만,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선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현장에 양질의 교사를 공급하는 데 있어서의 문제가 임용시험제도 자체에서만 유래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행 임용시험제도는 양질의 교사를 양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가 교원양성기관에 입학할 수 있도록 정원 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우수한 인재를 양질의 교사로 양성하는 데 임용시험제도가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단면을 평가해 교사의 우수성을 찾아내려 하기보다는 성장포트폴리오와 같은 다면적인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임용시험제도를 마련해 현장에 가장 적합한 우수 교사를 선발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