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 없는 날’에서 유래된 주5일제 수업을 2005년 월1회 도입한지 7년 만인 2012년부터 전면적으로 자율 실시한다는 발표가 지난 6월 14일에 있었다. 이러한 주5일제 수업 전면 도입은 학교 교육에 큰 개혁적인 의미가 있다.
먼저, 학생의 입장에서 주5일제 수업이 지니는 의미를 살펴보면 5일 동안의 학교생활 후, 2일간 휴식을 취함으로써 축구, 농구, 독서, 등산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할 수 있고,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또한,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도 가정에서 스스로 생활계획을 설정하고 실천함으로써 21세기가 요구하는 학습 기술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 살펴보면 획일적이고 통제되던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서 벗어나 단위 학교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학교마다 교과 시간, 교과 외 시간, 방과후학교, 학교행사 등이 다르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 및 여건을 고려해 주5일제 수업을 실제적으로 융통성 있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학교 교육과정 개선이 필요하다. 게다가 교사 스스로 연수을 수강하거나 스포츠 및 개인 취미활동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됨으로써 교사 개인 연마 및 발전을 위한 기회를 확대시킬 수 있다.
학부모 입장에서 주5일제 수업을 살펴보면 가족끼리 만나고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여러 측면의 인성 및 예절교육을 실천할 수 있고, 가정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가정의 교육적 기능 및 역할을 강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주5일 수업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학교 현장에 신속하게 도입되지 못하고 24년이 지나서야 주5일제 수업을 도입하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주5일 수업을 도입하기에 앞서 아직 주5일 근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자영업을 하고 있는 학부모가 많다는 점이다. 가정에서 교육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혼자 남아 있는 학생은 친구들과 불건전하게 어울려 비행 청소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학원의 주말 단과반 운영, 주말 특별 과외 등으로 인해 사교육이 증가되고 다른 학부모를 자극함으로써 사교육비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
셋째, 주5일 수업을 실시하게 되면 수업일수와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학력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교육적 관점보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주5일 수업을 도입하였다가 실패한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일본에서는 학습 부진 학생이 증가함에 따라 주 5일제 수업을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 교육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주 5일제 수업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주5일 수업이 전면적으로 시행되면 가정, 학교, 사회가 하나의 ‘학습공동체’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서로 협조하고 역할을 분담함으로써 적극적인 자세로 주5일 수업에 임해야 한다.
둘째, 비행 청소년이 많이 등장하지 않도록 학교 밖, 학교 안, 지역사회 등에서 사교육 시장을 능가할 수 있는 재미있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해야 한다.
셋째, 학교 안에서 이뤄지는 교육보다는 학교 밖 지역사회에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자유롭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활동 및 경험을 통해 살아 있는 교육을 실현해야 한다. 이는 교과서 중심의 입시 위주 교육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접하고 체험 활동을 실천한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평가 제도와 연계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대로, 주5일 수업제는 교사나 학부모, 지역사회 등을 위한 교육정책이 아니라 ‘학생의’, ‘학생에 의한’, ‘학생을 위한’ 교육정책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 보다는 교육적인 관점에서 조망해야 주5일 수업이 가지는 긍정적인 기대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