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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가르침의 전문성’ 갖춰야 훌륭한 교사

미완성인 학생들이 세계관을 갖도록 돕는 일
아이들 이해하고 존중하느나 교사 많아져야

한국교총은 올해 교육주간 주제를 ‘올바른 교육, 훌륭한 선생님’으로 정하고 올해를 ‘교육의 본질과 정체성 회복’의 원년을 삼겠다고 했다.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선포된 ‘교육본질 회복 선언문’에 따르면 ‘훌륭한 선생님이란…(중략)…올바른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며, 전문가적 권위, 즉 교사의 전문성을 갖춘 교육자’이다. 그렇다. 훌륭한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들이 구비되어야 하겠지만, 교사의 핵심적 역할이 가르침인 만큼 훌륭한 교사가 되는 가장 중요한 요건은 ‘가르침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다면 훌륭한 교사가 갖추어야 할 ‘가르침의 전문성’이 과연 무엇일까? 어떤 특성을 지니는 것인가?

전통적으로 교사는 지식을 가르치는 일을 공적으로 전담하는 사람이다. 교사는 특정의 지식을 아이들에게 가르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이성을 향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사람이다. 다른 전문직과 구분되는 교사만의 전문성은 지식을 가르치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점에서 훌륭한 교사가 갖추어야 할 ‘가르침의 전문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는 첫째, 가르치는 지식의 성격을 밝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교사가 가르치는 지식은 단편적이나 단순한 요령들이 아니라 일종의 개념 구조로서, 사실을 전체적으로 조직하는 원리와 같은 것이다. 학문중심 교육과정을 촉발시킨 브루너의 표현을 빌면, ‘지식의 구조’이다. 지식의 구조는 특정의 학문이나 교과의 기본 개념과 원리 또는 일반적 아이디어로서 그 학문이나 교과의 성격을 가장 충실하게 반영한다.

지식의 구조를 파악하게 되면, 지식이 단편적으로 유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지식들이 상호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자연스레 전체적으로 사물, 세계를 보는 안목을 형성하게 된다. 즉,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은 단지 많이 알고 있는 것을 넘어서서 사물이 왜 그렇게 되어 있는가에 대해 광범위한 이해를 지니고 있어야만 제대로 수행될 수 있다.

둘째, 훌륭한 교사가 갖추어야 할 ‘가르침의 전문성’ 의미는 교육의 대상이 미성년자들이라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우선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그리고 신체적으로 아직 완전히 성숙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고 지적인 측면에서, 정서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신체적인 측면에서 외부의 조력을 받아야만 제대로 성장해 갈 수 있다.

또 그들은 배우는 내용에 대해 아직 판단 능력이 충분하지 않으며 다양한 교과 중에서 어떤 교과가 교육적으로 적합한지 또는 부적합한지를 따져볼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가 어렵다. 물론 개인에 따라서는 그러한 능력을 갖춘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교사들은 아직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이 스스로의 세계관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교사들은 아동들에 대해 충분한 이해와 더불어 학생들의 사고를 촉발하고 그들의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이러한 태도와 자세 또한 훌륭한 교사가 갖추어야 할 ‘가르침의 전문성’에 해당한다.

셋째, 훌륭한 교사가 갖추어야 할 ‘가르침의 전문성’의 의미는 ‘가르친다’라는 말의 개념 분석을 통해서도 드러낼 수 있다. 셰플러라는 학자는 ‘가르친다’라는 말은 적어도 그 과정 중의 어느 시점에서 교사가 자기의 견해를 제시해 학생들이 그것을 이해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것, 학생들이 요청할 때 거기에 응하는 것,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할 때까지 설명을 계속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이러이러하다고 가르치는 것은 단순히 그것을 믿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 그들이 제시하는 이유에 대해 평가와 비판을 받는 일이다.

‘가르친다’라는 말의 이러한 의미에 비추어 볼 때, 교사가 가르치는 행위는 학생들에게 교사 자신의 관점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학생들이 교사에게 이유를 요구할 권리와 이유를 판단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교사-학생 상호 소통 관계 또한 ‘가르침의 전문성’에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이렇게 보면, 지식을 가르치는 일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판단력이 완전하지 않은 미성년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원리적 수준의 지식을 ‘가르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그것을 이해하고 독립적으로 판단하도록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통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전문적인’ 일이고, 지식의 구조를 알고, 미성년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자질과 능력을 가진 특별한 사람, 훌륭한 교사만이 할 수 있다. 우리 교육계에 이러한 ‘가르침의 전문성’을 갖춘 훌륭한 교사들이 많아질 때, 교육의 본질 회복 또한 보다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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