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교 “삶이 곧 학습…학생 뿐 아니라 개인의 생애 설계하는 곳”
미래교실 “과목, 학생수…그 어떤 환경도 가능한 적응력 높은 교실”
미래교사 “학생 학습 경험 디자인하고 발전하도록 컨설팅하는 생애 멘토”
시대가 바뀌고, 기술이 발전해가면서 ‘학교’는 많은 변화의 요구 속에 있습니다. 변화의 물결 속에서 학교와 교육의 가치, 역할도 변화하겠지만 학교의 외형적인 모습이나 시설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과연 미래 사회에서 학교는 어떤 의미이고, 어떤 모습일까요? 한국교육신문 창간 50주년을 맞아 특집 ‘미래학교, 미래 교실을 가다’를 준비했습니다. 이번 특집으로 다가올 미래의 학교 모습을 그려보는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말이 있듯이 학교는 빠른 사회의 변화에도 가장 보수적이며 변화하지 않는 지식 전수의 기관으로 우리 곁에 머물러왔다. 그럼에도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 태생적으로 디지털매체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을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들의 사회 진출, 인구구조의 고령화와 학령인구 감소, 세계화와 개방화, 다문화, 에너지 등 다양한 미래사회의 이슈들은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 자기주도성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새로운 시대의 인재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학교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거센 요구 속에서 미래학교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바뀌게 될까? 학자에 따라서는 미래사회에서는 학교가 아예 사라질 것이라고도 예측하기도 하지만, 향후 10∼20년 내 미래학교의 모습은 다각도의 체제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삶을 살아가며 필요한 학습 경험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지역사회의 중심적인 학습센터(Core Learning Center)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미래사회에서 미래학교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 지역의 학습문화 함께 만들어가는 장소로 변모 = 첫째, 미래학교는 개인의 생애를 설계하는 곳이 될 것이다. 미래학교는 사회와의 소통, 협력과 체험에 기반한 미래사회 필요한 미래 역량을 키워주는 가장 중추적인 곳이자, 개인의 생애 설계 모델에 따라 자신이 필요로 하는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자신의 생애를 디자인하고 발전시켜가는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교사는 자연스럽게 기존의 잘 가르치는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학습 경험을 디자인해주고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 생애 멘토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둘째, 미래학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가는 지역민 모두의 학습을 지원하는 중심적인 학습공간이 될 것이다. 학부모도 생애 학습자의 일원으로 학교의 다양한 학습자원과 시설, 환경을 마음껏 활용하고, 노령 인구를 포함한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사들이 학교 운영의 일원으로 참여해 지역의 학습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장소가 될 것이다.
셋째, 미래학교는 사회와 학습의 벽을 허물어주는 곳이 될 것이다. 삶이 곧 학습이 되는 미래사회에서 미래학교는 더 이상 고립된 학습 공간이 아닌 일상생활에서의 사소한 경험들을 체계적이고 의미 있는 학습으로 연계해주는 구심체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테크놀로지는 이러한 사회와 학교와의 벽을 허물어주는 핵심적인 도구로 학교를 벗어난 박물관, 미술관과 같은 학교 밖, 더 나아가 국외의 수한 전문가나 자원들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학교 체제 및 내용의 변화에 따라 미래학교는 소통과 협력, 체험에 기반한 지능형 학교, 글로벌·지역사회와 연계된 학교, 생태친화적인 학교, 안전한 학교, 즐거운 학교로서의 지향점을 갖게 될 것이다.

◇ 학교-사회 체계적 연계…부족한 시설 상호 공동 활용 = 전반적인 학교 설계에 있어 미래학교는 학교와 지역사회와 연계를 반영해 지역사회의 인적, 물적 인프라를 고려한 도심형, 전원형, 복합형, 단일형 등 다양한 유형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도심의 경우 도심에 부족하기 쉬운 생태친화적 학습의 장으로서 학교를 설계하거나, 전원지역의 경우 문화시설을 확충한 학습공간으로서 학교를 설계하는 등의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학교 체육시설이 부족하다면 근거리 지역사회 체육센터를 공동 활용하거나 반대로 학교의 도서관, 강당 등의 문화시설은 학생뿐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에게 보다 양질의 자원과 시설로 인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 직사각에서 벗어나 가변형 등 창의적으로 재탄생 되는 교실 = 학습 환경의 측면에 있어서는 기존 획일적인 직사각의 교실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공간, 기능적 공간, 융통성 있는 공간, 소통의 공간, 통합적인 공간으로서의 학습 환경에 대한 재정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따라서 미래학교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교수모델 변화를 고려한 융통성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변화를 예상해 공간의 크기, 수, 학교의 위치나 유형의 다양성에 맞출 수 있는 ‘적응성’ 중요하게 고려된다. 미래의 교육은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학습적 필요에 기초한 다양한 방식의 학습적 요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 스마트 행정, 원격 장애 지원 등 테크놀로지 도입 = 이런 측면에서 테크놀로지는 기존의 영어, 과학, 수학 등 특정 교과에 매여 또는 20명, 30명의 학급 정원에 매여 특정의 용도로만 활용되던 학교 공간을 융통성 있고 적응성 있게 변화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테크놀로지 도입으로 네트워크 기반의 스마트 행정, 시설 관리 시스템, 문제 발생 시 원격 장애 지원 등 학교 운영에 있어서도 편리한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다.
이 밖에도 미래학교는 지역사회의 학습 문화 창출, 노령화 사회 대비, 생애학습, 학습커뮤니티 지원 등을 위한 공간과 성별, 국적, 문화적 배경, 연령,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의 디자인, 안전과 보안에 최적화된 설계, 건축학적, 기술적인 교체 주기를 염두에 둔 지속가능한 설계를 바탕으로 소통과 창조의 학교 문화를 창출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 안전하면서도 누구나 접근 가능한 영역별 출입관리 = 이러한 미래 학교 체제의 변화를 담은 미래학교와 교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미래학교는 생태친화적 학교 환경을 갖추고 있다. 12개월의 테마를 담은 야외공간은 대화, 토론, 협력, 휴식, 놀이 등을 위한 야외 학습 활동 공간으로, 자연친화적 소그룹 학습 공간, 노작·실습을 위한 야외 교실 등을 배치해 사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학습할 수 있는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설계된다. 자연채광,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의 활용과 같은 건축적 요소 외에도 자연과 교육이 융합해 직접 텃밭을 가꿔 수확해보는 미니농장, 미래 사회의 중요 이슈인 에너지, 기후 문제 등에 대해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이 기본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미래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 행정가를 포함한 지역주민 모두가 모두 상호작용하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삶의 공간이자 생애 학습의 장으로 도서관, 전시 공간, 카페테리아, 체육시설, 개인학습실, 세미나실, 공연장 등 지역 학습 문화 창조의 공간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의 참여를 통해 지역의 특성과 지역민의 요구에 부합되는 공간으로서 학교를 함께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학교의 정의가 중요해지며, 지역사회의 개방과 더불어 제기될 수 있는 안전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목적에 따라 특정 학교 공간의 개방과 폐쇄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영역(zone)별 출입 관리 시스템 등의 안전 관리 체제도 보다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 스마트 월(smart wall)로 바닥, 벽면까지 사용 가능한 원형 교실 = 미래학교는 혁신적인 사고와 활동을 통해 유연한 지식과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창의적 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기능적 공간들을 제공한다. 교실의 앞, 뒤 구별이 없는 동시에 교실의 벽면, 바닥 어디든 학생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활동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 월(smart wall)이 기능이 내장된 원형 교실, 개별 학습자마다 다른 맞춤형 교육과정의 운영이 용이하도록 학습 집단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다용도의 활용이 가능한 가변형 교실, 다양한 미디어를 스스로 제작해볼 수 있는 미디어 제작실, 가상체험실, 창작·아트실, 노작·실습실, 성찰실, 원격학습실 등이 그 예이다.
◇ 맞춤형 커리큘럼 설계, 진로 탐색 도와주는 ‘학습 컨설팅룸’ 중요해져 = 아울러 미래학교에서는 기존에 학습이 주로 이루어졌던 교실공간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맞춤형 커리큘럼을 설계해주고 생애 설계와 진로 탐색을 도와주는 ‘학습 컨설팅룸’이 중요한 학습의 지원공간이 된다.
더불어 미래학교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세미나, 토론, 프로젝트 학습, 프레젠테이션, 작품 전시, 퍼포먼스 등이 가능한 소규모의 공간들이 교실과 교실 사이 곳곳에 배치되어 교실 밖으로 학습 활동 공간을 넓혀주게 된다. 특히 학년 군별, 교과군 별 교실의 중앙에 또래 그룹, 유사관심 그룹 간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학생들 간의 자유로운 대화, 놀이, 독서, 협력, 신체 활동 등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학습과 연계되는 중심적인 학습과 소통의 구심점으로 역할을 하게 된다.
미래사회는 공장에서 찍어내는 정형화된 표준형 인재가 아닌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각자만의 독특한 색을 지닌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미래학교는 장발적 사고를 함양할 수 있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존중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다. 지식의 전달이 아닌 개인의 학습 경험을 디자인해주고 멘토링 해주는 공간으로서의 학교, 학생, 학부모, 나아가 지역사회가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과 학습이 맞닿는 공간으로서의 학교에 대한 인식 전환과 새로운 천 년의 꿈을 함께 키워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