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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칼럼> 통폐합?… 교대는 더 발전시켜야 한다

미국은 도입하자는 데 우리는 폐지(?)
공교육 선도할 초등교원에 투자해야

지난달 21일자 뉴욕 타임스에 게재된 논설('Teaching for America')에서 칼럼니스트 토마스 L. 프리드먼은, 미국의 공교육을 앞지르는 나라로 싱가포르, 한국, 핀란드 세 나라를 들었다. 그 이유를 프리드먼은 최고 수준의 인재가 교직으로 진출한다는 데서 찾았다. 또 그는 하버드대학 교수 토니 와그너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미국 공립학교교육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웨스트포인트를 모델로 하는 ‘National Education Academy’를 창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쓰고 있다.

이 기사를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 와그너 교수의 ‘National Education Academy’ 창설 제안은 그동안 교육대학 통폐합 논의가 나올 때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던 바와 정확히 일치하기 때문이었다. 미국과 같은 세계 대국이 우리나라 국립교육대학과 같은 모델을 도입하려고 하고 있는데 오히려 우리나라는 미국 식자들이 부러워하는 제도를 버리려고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아이러니컬하다. 교육대학 통폐합 논의는 우리나라 초등교육의 근간이 달린 중대한 문제 이상 그저 한두 가지 당장 눈에 띄는 문제에만 치중해 가볍게 제도의 존폐를 운운해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나라의 교육대학 제도는 교사양성 모델로서 훌륭한 제도다. 물론 과밀한 커리큘럼 구성에서 오는 과중한 학습 부담, 불충분한 교육·학습시설, 현대화되어야 할 교수법 등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교육대학 시스템은 존속되고 더 강화되는 것이 마땅하다. 현행 교육대학 체제는 ‘합리성’(rationality)과 ‘정당성’(legitimacy)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교육제도가 특별히 중요하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초등교육의 사회적 중요성에 걸맞게 초등교원의 양성 역시 우수한 인재를 특별히 선발, 특별한 교육과정에 의해 특별한 교육 환경 안에서 양성되는 것이 합당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앞으로 우리나라 교사양성제도는 지금의 국립교육대학 모델을 더 강화시키고 또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본다. 지금 이상으로 초등교원 양성의 엘리트 교육기관화를 강화시키는 것이 옳다. 교육대학교를 소수정예 엘리트 교육을 위한 ‘사관학교’(academy)화해 소수 정예의 인재를 받아들여 최상의 교육을 베풀어 이들 엘리트 초등교원 집단이 우리나라의 공교육을 선도하고 개혁하면서 대한민국의 공교육의 레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한다.

‘국립교육아카데미’에 입학하면 최상의 교육과 국가적인 지원을 받고 또 졸업과 동시에 안심하고 초등교원으로 진출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젊은 인재들이 앞 다투어 국립교육아카데미에 입학하고자 할 것이다. 최상의 인재를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최적의 교육을 베풀어주면, 우리나라 공교육은 절반 이상 성공이 보장된다. 이와 같이 초등교원을 위한 ‘국립교육아카데미’ 모델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그 다음 단계로 중학교 교원 양성, 그리고 고등학교 교원 양성도 이 국립교육아카데미 모델로 흡수하면 된다.

지금 있는 교육대학들도 해체해 이른바 ‘거점 국립대학 체제’로 흡수하자는 ‘과격’한 논의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그와 정반대로 교육대학 체제를 한층 더 강화해 ‘국립교육아카데미’로 발전시키자는 제안은 일견 비현실적인 ‘공상’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교육대학 체제를 해체, 초등교원 양성제도를 국립종합대학 체제 내로 흡수하자는 주장도 일종의 ‘공상’이다. 하지만 그러한 ‘공상’에는 합리성(rationality)과 정당성(legitimacy)이 현저하게 결여되어 있다.

미국의 교육학자나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들이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교육을 칭찬하고 그로부터 배우자고 발언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그저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왜 세계 최강의 국가인 미국의 지도자들이 그런 발언을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 사람들이 우리의 호감을 사기 위해 그런 말을 할 리는 만무하다. 분명히 그들이 보기에 현재 한국 공교육 시스템에는 미국 공교육 체제에는 없는 장점들이 존재한다. 필자는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질 높은 교사 집단이며 또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지금의 교육대학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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