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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 만드는 교육 하라

도덕성 결여된 능력이 사회를 병들게 해
‘먼지 묻지 않을’ 용기 갖추도록 가르쳐야

우리는 어린아이 때부터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격려를 받으면서 자라왔다. 이러한 격려는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여 학식이 많은 사람은 사회적으로 출세할 수 있고,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출세’는 오늘의 일반적인 생각처럼 권력이나 명예나 돈을 ‘많이 소유하고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을 위하여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얻은 사람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경험적으로 확인한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인류의 역사를 왜곡시킨 사람이 모두 공부를 열심히 해서 많은 지식을 얻은 사람이고, 오늘날에도 세상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은 ‘공부를 못한 사람’이 아니라, ‘공부를 잘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공부를 못한 사람이 저지른 죄악보다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저지른 죄악이 그 파급력이 커서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역사를 왜곡시킨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능력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그 능력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 이윤을 극대화함으로써 또 세력을 확장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관리자나 정치가일수록 ‘능력 있는 사람’ 즉 ‘쓸모 있는 지식을 갖고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학교교육도 그러한 인재를 만드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한국은 세계가 주시하는 국가가 되었다. G20 정상회담 주최국이 되었고, 금융위기를 제일 먼저 극복한 나라로서 경쟁력 있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국회 인사청문회 때문에 총리나 장관할 사람 찾기가 쉽지 않은 나라이기도 하다. 국가 청렴도는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이르기에는 멀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말할 것이다. 이 말에는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의 관대함이 숨어 있기도 하지만, 따져보면 매우 위험한 발상에서 나온 무책임한 말이다. 보통 사람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 나라의 총리나 장관이나 지도자라면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아야 한다. 적어도 사회의 큰 인물이 되려는 꿈을 가진 사람들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먼지투성이인 이 세상에서 그 먼지가 몸에 묻지 않도록 늘 긴장하면서 마음과 몸과 생각을 닦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준비가 없이 정략과 지략이 뛰어났다고 해서, 혹은 정치적인 배려에 의해서 지도자의 위치에서 일하게 된다면 그로 인한 해악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파급되어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한다. 왜 경제는 성장했는데, 그에 비래해 도덕적인 성장은 따라가지 못하느냐면, 이 도덕성의 문제에 대해 누구도 관심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도덕적 엘리트의 양성을 위해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되었다. 도덕적 가치를 보유하지 않은 지식이나 능력은 위험한 파괴의 도구로 전락할 위험성을 갖고 있다. 만약 그런 사람이 권력을 잡는다면, 그것은 결국 자기와 자기의 패거리를 위해 봉사하는 것으로 머물 수 있다. 도덕성이 결여된 지식과 능력의 해악은 상상할 수 없는 파괴력으로 우리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학교가 도덕적 엘리트 교육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가 되었다. 학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 사업장에서, 모든 공동체에서, 도덕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훌륭한 사람은 먼지 날리는 이 세상에서 그 먼지에 묻지 않기 위해 용기와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교육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출세만을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깨끗하고 옳고 바르게 사는 것이 훌륭한 일이며 행복임을 일깨워줘야 한다. 부모는 먹고 살기에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서 그렇게 살지 못했지만, 너희는 옳고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나 사회 공동체는 능력 있는 사람보다는 도덕성을 갖춘 사람을 배려해야 하고, 특히 공직자들의 도덕성은 금을 줘서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사회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마음을 닦는 일을 얼굴과 손과 발을 씻는 일처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도덕성은 어떻게 갖출 수 있을까? 자신의 존재성과 자신의 일과 소유와 누리려는 것, 즉 돈과 권력과 명예와 지식의 본질을 바르게 알고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바른 세계관 교육이 필요하다. 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면 교실이 살아나고 교사가 살아나고, 한국 교육이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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