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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은 아직도 교사가 뭘 바꿀 수 있다고...”

얼마 전에 좋아하는 동생부부와 저녁을 같이했다. 만나자 마자 학교얘기를 하던 차, 대뜸 “형님은 아직도 교사가 뭘 바꿀 수 있다고 보나 봐요? 그런 오만함이 아직도 형님에게 남아 있다는 게 대단해 보이십니다.” 하면서 농담반 진담반 냉소적인 어투로 일침을 가해왔다.

‘그래, 그 아우말대로 ‘오만함이겠지. 이 미미한 존재가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쩜 교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지, 어떤 것을 바꾼다는 것은 아주 위험스런 생각이고, 매우 건방진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문득 이런 가정을 해 본다.

우선,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교사의 그 어떤 교육활동도 수요자, 즉 학생, 학부모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면, 그 교육 행위는 정당화 될 수 없는가? 학생의 인권이 중요한 만큼 교사들의 교육권도 함께 진지하게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교사가 일방적인 약자로 간주되는 한 더 이상 발전된 교육은 없는 것이다.

교사의 혼이 담겨있지 못하고, 신념과 철학을 구현하지 못하는 학교는 이미 교육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무엇을 가리키는가? 국가가 만들어 놓은 교육과정을 빠짐없이 성실하게 대변하고, 전수시키는 것만이 교육이라 한다면, 그 행위는 단순한 지식전달자로서, 정부의 충견으로서 기능적 지식상인에 불과 한 것이 아닌가?

작금의 우리교육 현실은 암울하다. 창의적인 사고와 유연한 자세를 가진 교사들에게는 너무나 버겁고 힘겨운 교육환경이다. 소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을 만들어 주고 그에 걸 맞는 교육활동을 보장해주는 용기가 절실히 필요하다.

교원평가다 뭐다 교육현장이 분주하게 움직이고는 있으나, 교육의 핵심 소프트인 인적자원, 즉 교사의 자존심과 행복지수는 지구촌을 떠나 어디로 갔는지 괘도를 한참 벗어난 미아 우주선이 되어버렸다. 그 부메랑은 고스란히 학생한테 돌아간다는 사실도 다 알면서 말이다.

교사는 아직도 교육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 주어진 것을 대신 수행하는 직무대행자로서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역동적으로 신성한 소명(召命)을 주체적 역량으로 이뤄낼 수 있도록 교사의 사기와 자존심을 세워준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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