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을 달고 ‘스승의 은혜’를 부르는 스승의 날 기념행사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스승의 날의 풍경도 점점 다양하고 개성 있게 변해가고 있다.

서울 신화중 김종원 교장은 스승의 날을 맞아 학생들을 위해 지은 자작시 ‘신화, 우리의 큰 꿈이어’를 색지에 복사해 전교생에게 나눠주는 한편 자신의 시집 ‘청매실 따는 날’과 ‘동해로 오렴’ 등 두 권을 교직원과 학급문고에 기증했다. 김 교장은 2005년 스승의 날에도 시집 2000여권을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나눠준 바 있다.
충남 아산 음봉중(교장 안완) 교사들은 스승의 날 전교생 164명에게 ‘생명의 화분’을 선물했다. 학생들이 화초를 키우면서 생명의 소중함,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의 소중함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선생님들의 깊은 뜻이 담긴 선물이었다.

서울 잠동초(교장 주인성)는 스승의 날을 맞아 장애학생, 5월 15일 출생학생, 전교어린이회장 등 6명의 발을 교장선생님이 직접 씻어주는 세족식을 가졌다. 무대 위 의자에 학생을 앉힌 교장선생님은 격려의 말을 전하며 제자들의 발을 정성껏 씻어주었다. 각 교실에서는 담임교사들이 일일이 제자들의 손을 닦아주며 사제지간의 끈끈한 정을 되새겼다.
서울 봉래초(교장 김칠수)도 담임교사가 직접 제자들의 손을 씻어주며 학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칭찬의 말을 전했다. 비누로 깨끗이 손을 씻은 학생들은 담임선생님께 그 느낌을 편지로 전하기도 했다.

경기 이천 증포중 학부모들은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선생님에게 길이 60cm의 ‘사랑의 회초리’를 전달했다. 이병덕 학운위원장은 “선생님들께 용기를 보태드리는 의미에서 회초리를 드린다”고 말했고, 고애경 교장은 “교사들이 자존심을 갖고 학생들을 지도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충남 천안 두정중(교장 우수환) 교사들은 스승의 날에 10명의 제자들에게 ‘사도장학금’을 전달했다. 지난해 ‘두정중학교 사도장학회’를 발족시킨 이 학교는 형편이 어려운 제자들에게 그동안 마련된 기금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서울 평화초(교장 신명희)는 담임선생님들이 직접 쓴 엽서를 학생들의 집으로 보냈다. 스승의 날에 으레 주고받는 꽃다발 대신 선생님의 사랑이 담긴 글귀를 제자들에게 전달한 것.
서울 미동초(교장 권무)는 동문 선배들을 초청하는 이색 행사를 개최했다. 선배들이 후배들 앞에서 미리 선정해온 책을 읽어준 것이다. 저학년 13개 반은 학부모 중에서 동문인 선배들이, 고학년 15개 반은 외부 동문 선배들이 책을 읽어줬다.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졸업생들은 모교와 은사님에 대한 고마움을 되새기며 옛 추억에 젖은 모습이었다.

서울 신현중(교장 신상수)에서는 선생님들의 학창시절 사진전시회와 캐리커처 전시회를 열었다. 학교 측은 선생님들에게 미리 홍보해 학창시절이나 유년시절의 사진을 받아서 전시준비를 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선생님들의 캐리커처 공모를 실시했다. 이 학교는 “선생님의 학창시절을 보며 학생들은 선생님을 더 가깝게 느끼고, 선생님들 또한 본인의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며 학생들을 더 잘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 청원고(정용하)는 스승의 날 기념식을 하며 학생들이 교직원에게 상장을 수여하는 하는 이벤트를 가졌다. 학생들은 교장선생님에게는 ‘천사미소상’, 교감선생님에게는 ‘엔터테이너상’을 주었다. 또 수업에 몰입하여 열성적으로 가르치는 여선생님에게는 ‘여우주연상’과 ‘우먼파워상’, 아버지처럼 자상한 남선생님에게는 ‘장한아버지상’이 돌아갔다. 이밖에도 학생들은 ‘얼짱상’, ‘하이개그상’ 등 모든 선생님들의 특징과 장점을 살려 상의 이름을 정하고 상장과 꽃다발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