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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명문 商高 줄줄이 인문고 신청

대구·부산·목포상고 잇따라 요구
"모두 옛날 얘기…" 생존 위한 결단
교육청 "특성화하면 안 되나" 난색

실업고의 인문고 전환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상고들은 수 년째 미달사태로 인해 이제는 명문학교조차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여타 실업고에까지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의 명문 상고인 부산상고와 경남상고는 최근 인문계 전환을 위해 학교운영체제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경남상고 박기산 교장은 "올해도 125명이나 미달돼 동문회, 학부모회 할 것 없이 인문고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미 금융기관 등 기업체들이 전문대졸 이상을 채용하면서 취업이 보장되지 않고 있고 신입생 부족사태로 갈수록 학력수준도 저하돼 존립근거가 사라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40명이 미달한 경남 김해농고도 10일 동창회 이사회를 열고 도교육청에 인문고 전환을 신청키로 했고 김해시도 이 달 안에 기관 명의로 김해농고의 인문고 전환을 건의할 방침이다. 대구에서는 올해 경상여상이 대구제일고로 바뀐 데 이어 대구상고가 내년부터 상원고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교육청에 제출한 상태다. 대구상고 교장은 "80년대 후반 매년 300명이 은행에 취업했지만 작년에는 단 한 명도 취업하지 못했다"며 "동창회에서 인문고 전환을 먼저 학교에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모교인 목포상고도 내년에는 전남제일고로 전환되며 마산상고도 용마고로 전환된다. 또 광주상고는 4학급을 줄여 2001학년도부터 광주동성고로 교명을 변경하고 인문고로 전환하는 것을 교육청이 승인한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기도내에서도 이미 27개 상고, 8개 공고 등 40개 실업고가 도교육청에 인문고 전환과 교명 변경, 학과개편안을 제출한 상태다.

명문 실업고조차 인문고로 전환하려는 이 같은 움직임은 상고생 등 실업고 생에 대한 사회의 수요 감소와 대책 없이 실업교육의 축을 전문대로 옮긴 정부의 무모한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 일선 교사들의 주장이다. 광주상고의 한 교사는 "실업고의 붕괴 조짐은 벌써 10년 전부터 나타난 현상인데 그 동안 정부는 아무런 장기대책도 마련하지 못했다"며 "이러다가는 고급 기능인력 양성은커녕 현장기능인력조차 부족사태를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더기 인문고 신청에 관할 교육청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지역내 인문-실업고를 적절히 유지하고 교사들의 자격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교육청 관계자들은 "명문 실업고들의 무차별 인문고 전환은 여타 실업고의 인문고 전환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이들 학교에 인문고 전환보다 특성화나 전문화 고교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문들의 요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경남상고 총동창회 강일규 사무국장은 "인문고로 전환될 때까지 몇 년이고 교육청에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인문고 전환을 신청한 한 교장은 "특성화 학교란 게 과 이름만 독특할 뿐 교육과정이나 교사는 변한 게 없다는 걸 뻔히 알지 않느냐"며 "정부나 교육청 차원에서는 전혀 관심과 연구도 없으면서 무조건 학교에만 특성화 해보라고 말하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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