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고등학교는 '96년부터 질 높은 교육을 위한 교사관리 측면에서 수석·선임교사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시행한지 벌써 5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수석·선임교사제는 직급체계, 평가체계, 보상체계, 연수체계로 구성되어 있는「신인사체계」중에서 직급체계의 일부이다.
수석·선임교사제 시행의 취지는 첫째로, 일생을 묵묵히 교단만을 지켜 온 교사들에게 경륜과 전문성에 대한 자긍심과 비전을 심고 이에 걸맞은 예우를 해 드림으로써 스승과 선배교사에 대한 경시풍토를 바로 잡고 존경받는 교사상을 확립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중동의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 수석·선임교사가 갖고 있는 풍부한 경륜을 솔선수범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보다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셋째는, 수석·선임교사가 중심이 되어 교직원의 인화단결을 도모함으로써 학교 내에서의 교직 분위기를 활성화하자는 데 있다.
학교장과 교감이 학교 경영에 역점을 두는 데 반해서, 수석교사는 1·2급 정교사 및 선임교사의 역할 수행 지도 조언, 교수·학습 방법 및 평가에 대한 연구 지도, 교내 자율장학 수행 및 교사 연구 활동 지도와 선임교사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으며 선임교사는 신규임용 교사 및 교육실습생의 교과적응 지도, 자율장학 참여 및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에 대한 연구 지도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 밖에 수석·선임교사는 정기적으로 자율적인 간담회를 갖고 학교 운영상의 건의사항과 교사의 교육활동에 관한 개선사항 등을 협의하여 학교장 또는 교사들에게 피드백을 해 주고 있다. 학교는 수석·선임교사에게 소정의 수당을 지급하고 특히, 수석교사에 대해서는 별도의「수석교사실」을 마련해 드리고「토요 안식일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학교장과 교감은 학교운영에 대한 중요 사항에 대해서 수시로 자문을 구하고 있으며 부서장 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항상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중동고등학교의 수석교사는 임무를 마친 교장·교감이거나 교직경력 27년 이상인 선임교사 중에서 연령, 동료 교사의 평가가 포함된 교원평정, 보직·담임 경력 등이 반영된 종합능력에 따라 재직 교사수의 3% 수준으로 임명하고 있다. 이 때 선임교사의 상호평가 내용도 반영한다.
그리고 선임교사는 교직경력 20년 이상인 교사 중에서 교직경력, 연령, 동료교사의 평가가 포함된 교원평정, 보직·담임 경력 등이 반영된 종합능력에 따라 재직교사수의 15% 수준에서 임명하고 있다. 수석·선임교사는 교사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등 다양한 절차를 걸친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기준에 의해 임명되어야 동료교사나 후배교사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중동고등학교의 교사들은 수석·선임교사 제도의 이와 같은 임명과 운영에 대부분 만족하고 있다.
요즈음, 교육부의 교직발전 방안의 하나로 수석교사제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논의되고 있는 수석교사 제도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교원단체 사이에도 여러 가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사항으로 필자가 한마디로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입장이지만, 5년 동안 현장에서 운영해 본 경험과 노하우로 볼 때, 교직 경력, T/O 수준, 수업 시수, 특성화된 전문성, 수당, 역할 수행, 선임교사제의 병행 등에 대하여「큰 교육」차원에서 좀 더 면밀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상의 여러 가지 요인을 소홀히 하고 성급하게만 도입하다가는 수석교사 본래의 취지는 제대로 살리지도 못한 채, 묵묵히 교단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교사들의 갈등과 소외감만을 유발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도 있다. 중동고등학교의 수석·선임교사제를 일개 사립학교에서 운영하는 제도라고만 치부하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 더욱 발전시켜 모처럼 마련되는 수석교사 제도가 잘 시행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