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짓 후면 37년을 몸담은 정든 교단을 떠나게 된다. 지난날을 회고하면 막상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얼마나 보람과 만족을 제자들에게 주고 떠나는지를 잴 수 없는 심정이라서 더욱 답답한 마음이다.
만사는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하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작년 이곳 함열중학교에 교장으로 부임해 마지막 노력을 쏟으며 의미 있는 결실을 맺고자 했다.
그 결과 무결석 학교를 만들었다. 3월 신학기부터 줄곧 학생들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는데 힘썼고 특기적성 교사들의 지도 강화를 통해 즐겁고 남다른 학교 만들기에 노력한 결과 이런 소망을 이루게 된 듯하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에게 베푸는 교육의 질도 향상되고 교육과정이 지적, 정서적인 면에서 조화를 이루게 됐다.
또 올 식목일을 전후해 교내 푸른 숲 가꾸기 운동을 함께 실천해 온 학교가 향내음 가득한 꽃동산으로 바뀌게 되어 여간 기쁜 게 아니다.
교직생활을 정리하며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교사는 이론도 지식도 곧게 세워 실천해야 하지만 그 보다는 학생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힘과 같이 뛰어 줄 수 있는 용기, 결단이 중요하다고 말이다. 후배 교사들의 분발을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