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학부모 1백명 중 55명이 교사들에게 촌지를 준 적이 있으나 효과는 별로 없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10월까지 서울시내 초·중·고생 학부모 7백27명을 방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6백90명 중 3백81명이 촌지를 줬고 나머지 3백9명은 주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촌지를 주는 시기는 스승의 날이 2백59명(평균 6만5백원)으로 가장 많았고 학년초 1백55명(9만4천8백원), 입학식과 명절이 각각 45명(9만3천5백원), 교사 생일날 15명(7만원)순이었다. 촌지유형은 대부분이 선물이었으며 다음이 현금, 학급물품 제공, 식사대접 순이었다.
촌지를 준 이유는 '교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서'가 1백66명(41.4%), '내 자식에게 관심을 갖게하기 위해' 83명(20.7%), '관례라서' 81명(20.2%), '불이익을 받을까봐' 60명(15.0%) 순이었다.
학력별로는 대학원 이상 학력소지자 중 76.3%가 촌지를 줬고 대졸 이하 67.8%, 고졸 이하 44%, 중졸 이하 38.1%, 초등교졸 이하 16.7%로 나타나 학력이 높을수록 촌지를 주는 경향이 높았다. 그러나 촌지를 줘 본 학부모들은 대체로 '효과가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촌지를 준 후 '교사가 자녀에게 더 관심을 보였다'는 응답이 43.6%인 반면 '그저 그렇거나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8.3%로 나타났다. 또 '자녀가 학교나 반에서 혜택을 받았다'(21.2%), '성적이 올랐다'(7.3%), '학교 다니기를 즐거워하게 됐다'(13.9%)는 응답도 적었다.
전영실 연구관은 "촌지를 줘도 학습상의 실제 효과는 없지만 학부모들은 주관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믿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촌지를 준 학부모 가운데 31.6%는 전년과 비교할 때 촌지수수 행위 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나 '줄었다'거나 주지 않게 됐다는 대답도 48.9%에 달해 촌지수수 관행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밖에 학부모들은 우리사회에서 교사-학부모간 촌지수수가 발생하는 윈인에 대해 '학부모의 이기심과 지나친 교육열'을 가장 많이 꼽았고 '사회의 전반적인 부정부패채' '입시위주의 교육' '교육계의 구조적인 부패' 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