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는 남북 국민들만이 아닌 세계인들의 감동과 흥분이 계속되는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남북한 학생들이 이 역사적인 남북정상들의 웃음과 포옹, 굳게 잡은 손, 선언문 서명 후의 건배 등의 모습과 남북 공영과 평화의 메시지 등을 어떻게 바라보았으며,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에 대해 냉정하게 검증하고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 연구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현재 우리 나라 중고생들의 반 정도가 통일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싫어하는 나라 중의 하나로 북한이 항상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실제로 동·서독 통일 이후 학교교육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학생의 경우는 이념과 생각의 이질성이 가져온 불신과 경멸이고, 교장과 교사의 경우는 제도상에서 오는 교육 통합 및 통일교육과정이었음을 고려할 때, 교육의 차원에서도 '통일대비' 사업들이 하루속히 추진돼야 할 것이다.
6월 15일 이후로 통일교육의 방향 및 내용에서 대대적인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당장 통일교육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같습니다." 일선 학교의 교장, 교사들의 솔직한 표현이다. 상이한 두 체제의 비교를 통한 대한민국의 우월성 강조, 안보태세의 중요성 등에 초점을 두고 이루어져 왔던 이제까지의 학교현장 수업이 전면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학교교육 과정상에서의 사고체계와 수업방법만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장·단기적인 차원에서 통일교육의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내용상의 통합을 기하는 등 전체적인 틀의 변화가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부터 전개하였던 교육통합제도 구축, 통일 교육과정 개발 및 보급, 교사·학생들의 활발한 교류 등 3대 중점 사업은 우리의 통일대비 교육에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우리도 다음과 같은 통일대비 사업들이 하루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첫째, `교육통합'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념과 체제를 포함하여 정치·경제·사회·문화·교육 등 분단 이후의 모든 분야에 대한 거시적인 접근을 기반으로, 교육통합의 중·장기적인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지체없이 추진되어야 한다.
둘째, `학생·교원교류 추진 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 동·서독 통일 전후에 통독과 교육통합의 환경조성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이 학생·교원의 교류였다. 학생·교원 교류는 주어진 교육 환경 속에서, 생활 중심으로 실천에 옮기는 사업의 성격을 띤다. 예술행사, 역사·문화 유적지 공동탐방, 상호이해를 위한 단체활동, 테마별 공동학습, 수학여행, 공동심신훈련, 통일캠프, 통일프로그램 개발·적용·보급 등이 추진위원회가 해야 할 구체적인 사업들이다.
셋째, `통일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 우선 단기적으로, 2000년 2학기 이전에 교사용 지침서와 학생용 책자를 개발하여 통일교육이 실시돼야 하고, 장기적으로 통일교육과정을 연구·개발하여 시행해야 한다.
넷째, `통일 에듀넷 클릭방'을 정부에서 개설·운영한다. 통일 에듀넷 클릭방에 북한과 관련된 모든 정보는 물론, 특히 교육과 관련된 정보를 입력시켜 운영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해야한다.
다섯째, 통일교육을 위한 국가 수준의 교원연수원을 설치·운영하여 교육통합, 통일교육과정, 통일에 대한 이해, 통일 캠프 등의 연수를 실시한다.
국가수준 연수기관 출신들이 지도자가 되어 각 지역교육청과 단위 학교의 연수를 실시하며, 이들을 통하여 교사·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이해를 확산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토론식 수업방법' 등 다양한 자료를 개발하여 통일이해교육 실시에 적용한다. 현재의 교과서와 교사중심의 주입식 교육방법만으로는 통일교육이 성공할 수 없다. 학교 단위, 교육청, 교육부 등에서 다양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제 교실에서, 학생·교사가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분단 후 교육의 이질화 해소 문제는 민족의식 형성의 기초가 된다는 면에서 통일과정에서 다른 어느 영역 못지 않은 중요한 과제이다. 남북통일을 위한 교육환경의 기반 조성은 정부는 물론 학생·교사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필요로 하며, 특히 모든 이들의 인식변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하다.